이상운 부회장은 임직원에게 보내는 '8월 CEO레터'에서 "우리 회사는 최종 소비재가 아닌 산업소재를 취급하고 있는데, 아무리 우리 나름대로 잘 만들었다고 해도 고객에게 써야겠다는 니즈(needs)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두터운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 않고 가격으로 영업을 하게 되면, 경쟁자들도 가격으로 대응하게 돼 수익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 부품기업인 보쉬가 1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파악해 이를 충족시키고, 변함없는 신뢰관계를 다져 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70년대 말 보쉬는 고객사인 벤츠가 안전성 강화에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공동으로 기술을 연구해 브레이크 잠김방지 장치(ABS)를 개발했다"며 "이 ABS를 장착한 벤츠는 빙판 위에서도 멈출 수 있을 만큼 안전한 차를 만들어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도 앞 다퉈 보쉬의 ABS를 장착하게 됐고, 보쉬는 많은 수익과 세계 최고의 부품소재기업이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이처럼 고객의 사업내용이나 제품의 특성, 생산 프로세스 등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며 "'답은 언제나 현장에 있다'는 말을 잊지 말고, 항상 고객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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