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기준금리 동결 예상…하반기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

▲ 김중수 한은총재
한국은행은 9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같은 날 오후에는 올해와 내년 경제 전망을 내놓는다.
또 1월 기준금리는 현재 수준(연 2.50%)에서 동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지난해 10월 전망한 3.8%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사플러스'에서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미리 점검했다.

◇한은, 성장률 전망 수정 가능성 낮아

전문가들이 성장률 전망치를 손보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한은이 예상하는 성장 경로대로 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아베노믹에 따른 엔화 약세, 북한 정세 변화 등 성장의 하방 위험요인이 남아있지만, 세계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데다 정부의 정책노력이 더해져 최근의 경제지표 개선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정부의 경기 인식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정부가 예측한 올해 성장률은 3.9%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8%), 국제통화기금(IMF·3.7%), 한국개발연구원(KDI·3.7%)과도 같거나 별 차이가 없다.

김선태 KB금융경영연구소 팀장은 "그간 성장 기조를 보면 3.8%라는 수치가 그리 무리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 "엔저가 심화하면 수출이 타격을 받겠지만 경제 전체로 볼 때 (성장률을 낮출 만큼)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도 "한은이 성장률을 수정할 만한 큰 변수가 없다"면서 "대외 불안 요인이 예기치 않는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는 한 3.8%는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올해 우리 경제가 3% 후반대 성장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만만찮다. 한 차례에 걸쳐 0.1~0.3%포인트 가량 하향 조정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한은의 전망치는 대외 경기가 예상 경로를 쫓아가고 주택시장 규제완화 등 정부 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다는 가정이 전제된 것"이라면서 "지금 상황에선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라고 지적했다.

오석태 한국SG증권 조사부문장은 "미국 경기가 좋아진다는데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신흥시장 비중이 커진 탓에 수출이 크게 나아지긴 어렵고 경상흑자도 수입이 줄어서 생긴 결과"라면서 "건설경기가 따라주지 않고 부채 문제가 심각한 만큼 내수가 많이 좋아지진 않을 것이란 점에서 현 전망치를 3% 중반대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외 여건이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란 추측이 있지만, 중국 경기의 둔화 가능성·북한 문제 등 숨어있는 리스크가 많다. 기업들이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고용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 3.8% 성장률은 너무 높다"면서 "한은이 비관적으로 (경기를) 보면 경제주체들이 더 비관적으로 행동하는 탓에 현재로선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밖에 없지만, 하반기께 3% 초반대로 수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도 묶어둘 듯

전문가들은 이달 기준금리가 현 수준(연 2.50%)에서 동결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금리를 올릴 수준은 못된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

1%대의 저물가에 대한 우려도 많다. 지난해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로,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8%) 이후 가장 낮다.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2.5%~3.5%)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수치다.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애매한 상황인 셈이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제가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 보고 있지만 대외 여건이 불확실해 통화정책을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예측했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섣불리 금리를 낮췄다가는 물가 안정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면서 "원화가치 절상이 위협적이지만 통화정책을 취하는 것보다 거시건전성 규제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성 우리금융연구소 거시분석실장은 "현재로선 정책금리를 움직일 요인이 없다"면서 "인플레 압력이 누적되는 올 하반기에나 금리 인상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중수 총재는 일찌감치 동결을 암시하는 발언을 꺼낸 바 있다. 지난 3일 '2014년 범(凡)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미국 경제가 좋아지고 있지만 세계 전체로 보면 아직 어렵다"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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