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성 시작 '조심히 다녀올게요'
대체휴무제가 첫 적용돼 최대 5일간 이어질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5일 서울역과 버스터미널은 고향을 향한 귀성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오랜만에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친적들을 만날 생각에 들뜬 기분 때문인지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들의 양 손에는 정성스럽게 포장된 선물이 가득했다.

서울역은 매표소와 대합실 모두 빈자리를 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반차를 내고 이른 퇴근을 한 듯 양복을 반듯하게 차려입은 직장인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미리 기차표를 예매한 시민들은 무인발권기를 통해 수월하게 고향행 기차에 오를 수 있었다. 반면 표를 예매하지 못한 시민들은 입석표를 구하기 위해 발을 동동 굴렀다.

나들이 복장을 한 20대 여성은 긴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떠나려는 듯 케리어를 끌고 총총 걸음으로 승강장을 향했다.

대합실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김진수(33)씨는 "명절때마다 고향에 내려가다 보니 미리 열차표를 구해놓는 노하우가 생겼다"며 "부모님께 여자친구를 인사시켜 드리려고 했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혼자가게 됐다. 내년 설에는 꼭 같이 내려가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고 미소지어 보였다.

올해 서울에서 자취한 이래 처음으로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간다는 손연선(27·여)씨는 "빨리 부모님을 뵙고 싶다. 그 동안 어머니가 해주신 따뜻한 밥 한끼가 그리웠다"며 "풍성한 추석 음식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고 환하게 웃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하루 47만여 명이 기차를 이용해 고향에 내려갈 전망이다. 오후 2시30분 현재 KTX 하행선 좌선은 모두 매진된 상태다.

같은 시각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도 고향으로 내려가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호남선과 경부선 모두 무인 발권기 앞에는 4~5m의 줄이 늘어섰다. 하지만 예매 전용인 탓에 순식간에 시민들이 빠져날 수 있었다. 매표소 앞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밝은 노란색과 빨간색 옷을 입은 한 남매는 부모님 손을 꼭 잡은 채 승강장으로 향했다. 시골에 계신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난다는 생각에 들뜬 듯 먼저 버스에 오르며 부모님을 재촉했다.

대기실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시선은 벽에 걸린 TV나 스마트폰에 쏠려 있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짐짓 지루할 수 있지만 마음은 벌써 고향에 도착한 듯 따분한 표정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팔짱을 끼고 버스를 기다리는 2년차 부부의 남편 전인석(32)씨는 "이번 추석은 목포에 있는 장인어른 댁에서 보내기로 결정했다"며 "굴비를 좋아하시는 장모님을 생각해 선물은 굴비로 준비했다. 기뻐하실 장모님 생각에 벌써부터 흐뭇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터미널 관계자는 "오늘 버스를 이용하는 귀성객은 4만여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83%의 매진률을 보이며 3000여 석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일부터 11일까지 하루 평균 이동인원은 564만명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모두 3945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추석보다 165만명(13.3%)이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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