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속인 심진송
연상여자에 빠진 남편 굿한 후 가정에 돌아와

“세컨드를 떼는 행사(굿)를 하고 나면 얼마 안 가서 불화가 일어나 갈라서게 됩니다. 성격이 안 맞아 갈등을 빚거나, 아예 세컨드 쪽에서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나가버리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이번 이야기는 능력있는 40대 초반의 여자에게 남편을 빼앗긴 20대 후반의 주부 K씨의 경우.

K씨는 서른다섯 살인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힘들게 살고 있었다. 게다가 남편마저 무위도식이어서, K씨 막일을 하며 가까스로 생계를 유지해 갔다. 그런 참에 K씨의 남편은 연상의 여자에게 홀딱 빠져 아예 집에는 발길을 끊고 말았다. 더욱이 연상의 여자는 아이들까지 떠맡겠다고 자청하고 나서는 바람에 홀몸이 된 K씨는 이혼서류에 도장을 찌고 말았다. 그러나 너무 서럽고 안타까운 나머지 K씨는 급기야 점집을 찾게 된 것이다.

“남편과 아이들이 다시 돌아오게만 해 준다면 원이 없겠어요.”

K씨는 눈물을 흘리며 심진송에게 하소연했다.

“우리 할아버지도 바람피우는 걸 몹시 싫어하시니 반드시 신통력을 발휘하실 겁니다.”

굿을 할 날짜가 되자 K씨는 다시 도광사를 찾아왔다. 그녀는 돼지 저금통까지 들고 왔는데, 찢어진 돈까지 합쳐 모두 17만원이었다.

“그 돈으론 행사하기는 부족했으나, 사정이 워낙 딱해 청을 들어주었습니다. 보름 뒤 그 남편과 연상의 여자 사이에서 갈등이 생겨 K여인은 다시 가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심진송은 부부간 문제뿐만 아니라 질병이나 건강 문제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언급했다.

“남편과의 사이에 아이 셋을 둔 L씨(39세)는 시어머니까지 모시며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점을 보러 왔을 때 뭐든지 일을 시작하라면서 쌀 1말씩을 대줬어요, 할아버지 말씀이 한 톨도 아깝게 버리지 말고 다 먹어야 복이 돌아온다고 했거든요. L씨와 남편은 땀 흘리며 일하며 쌀 한 톨 함부로 버리지 않자 형편이 차츰 나아졌어요. 지금은 마을버스를 운영하면서 우리 도광사에도 들르곤 합니다.”

사업 실패에 찾아 온 남자 주머니 속 극약 꺼내

“다양한 계층의 손님들이 우리 도광사를 찾아옵니다. 개 중엔 이곳저곳 들렀다가 오는 사람도 있어요. 어느 날 칠순 넘은 할머니의 건강 때문에 그 손녀딸이 점을 보러 찾아왔어요.

그 할머닌 위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안됐는데, 상태가 몹시 나빴나봐요. 우리 할아버지께서 치성으로 행사를 치르면 회생할 수 있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행사를 치를 날짜를 잡아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도무지 연락이 없지 뭡니까. 그 손녀 딸은 한참 뒤에야 다시 찾아왔어요. 그 아가씨가 들어서자마자 나는 ‘뭐가 의심스러워 이집 저집 물으러 다니다 이제 오는 거냐?’며 짜증부터 냈지요.

그랬더니 그 아가씨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어떻게 그걸 아느냐’고 되묻더군요.‘내가 뒤쫒아 다니기라도 했나, 신이 얘기해 주니까 알지’하면서 나는 퉁명하게 대꾸했어요. 결국 그 아가씨는 우리 집에서 행사를 치렀는데, 건강을 회복한 할며니는 5년 쯤 더 사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이런게 인연이 돼 그 아가씨는 지금도 자주 들러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곤 합니다.”

심진송은 대부분 손님들은 어려움과 불운을 극복하고 나면 고마워 연락을 하지만, 잘 풀리고 나면 마음이 달라져 ‘언제 점을 보러 갔냐?’는 식으로 모른체 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다고 말했다.

“어느 날 30대 초반의 남자가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저를 찾아왔었습니다. 그 젊은 남자는 사업을 무리하게 벌이다 실패, 그만 빈털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루아침에 거지 신세가 된 그 남자는 재기하려고 몸부림 쳤으나 꼬였던 실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자포자기 상태에 빠졌던 겁니다.

초췌한 얼굴을 한 그는 내 앞에 풀죽은 채 앉았었는데 주머니에 뭔가 들었는지 불룩했습니다. 신령님은 대뜸 그것이 그가 죽으려고 갖고 다는 약이라고 내게 일러주셨습니다. 나는 그를 향해 ‘주머니 속의 약부터 내 놓고 얘기하자’고 말했습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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