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구회장 인도,터키 공장 방문
"인도와 터키공장을 두 축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 신시장을 확보하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추석 연휴기간 글로벌 현장을 방문했다. 현대차의 신형 i20 출시에 따라 소형차 전략 생산기지인 인도공장과 터키공장을 찾아가 생산·판매 경쟁력 점검을 실시했다.

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6일 인도행 비행기에 올라 신형 i20 생산·판매 상화을 점검하기 위해 현대차 인도공장과 터키공장을 잇따라 방문했다.

그는 지난 7일에는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위치한 인도공장을, 이어 9일에는 터키 이즈밋시 터키공장에 들러 i20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양산 품질 확인했다.

정 회장이 인도와 터키를 추석 연휴기간에 전격 방문한 것은 최근 시장 환경이 급속하게 변하고 있어 두 공장의 전략적 역할 변화를 주문하기 위한 것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유럽 시장은 회복세를 지나고 있고 인도 자동차 시장 역시 최근 신정부 출범에 따른 효과로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상황이 안정화 되면서 글로벌 생산거점인 인도·터키공장을 통해 중동,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의 국가들까지 아우르는 판매 루트 개척까지 발빠른 대응에 나서겠다는 속내도 있다.

◇수요 회복기 맞은 인도…현대차 판매 공세 가동

브릭스(BRICs) 국가 중 하나인 인도는 대규모 인구를 바탕으로 한 경제 성장 가능성이 주목 받으며 자동차 시장도 꾸준하게 확대돼 왔으나 최근 몇 년간 수요 침체를 맞았다.

특히 지난해는 고유가, 고환율, 높은 이자율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자동차 소비침체가 진행됐다.

1998년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래 15년만에 판매 감소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현지 승용차 시장도 2012년 200만대를 돌파한 직후인 2013년 9.5%나 급감해 184만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 5월 인도 신정부가 출범, 소비세 인하 정책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등 소비 확대 정책을 폈고, 이는 결과적으로 자동차 판매량 4개월 연속 증가로 이어졌다.

현대차도 올해 i10의 4도어 모델인 X센트, 신형 i20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올해 1~8월 26만9025대를 판매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 판매가 늘어났다. 시장 점유율은 사상 최대인 21.6%까지 높아졌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인도 자동차 시장이 246만대에서 253만대로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늘어나는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압도하는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에는 경쟁력 있는 우수 딜러 영입, 인도 각 지역별 축제와 연계한 지역 밀착 판촉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SNS를 통한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인도의 신흥 중산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생산·판매 모두 '철저한 현지화' 전략

현대차 인도·터키공장은 회사가 최근 신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는 중동, 아프리카 등 포스트 브릭스 시장에 판매를 확대하는 생산거점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부여 받았다.

정 회장은 이번 글로벌 방문을 계기로 "인도와 터키공장을 두 축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 신시장을 확보하라"고 주문한 상태다.

현대차의 판매전략은 '철저한 현지화'.

현대차의 유럽·인도 전략형 차량인 i20은 인도공장과 터키공장에서 모두 생산하지만, 차명과 플랫폼·디자인을 제외하면 다른 차량이다.

차량 크기부터 각종 사양 등을 현지 사정에 맞춰 '인도 전략 i20', '유럽 전략 i20' 등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기 때문. 예를 들어 유럽 전략 i20는 유럽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인도 전략 i20보다 고급화한 것이 특징이다.

정 회장은 "최고의 경쟁력은 철저한 현지화에서 비롯된다"며 "각 시장별 고객들의 성향과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 자동차를 개발하고 판매해야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생산은 물론 판매에서도 출시 지역별로 다른 판매전략을 수립, 현지화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i20 유럽 출시는 각국별 특화된 런칭 전략을 펼쳐 유럽 내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B세그먼트에서 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도공장과 터키공장은 올해 사업계획을 초과하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인도공장은 최근 유럽 수출 전진기지라는 짐을 터키공장과 나눠지게 되면서 인도 내수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됐다.

유럽 전략 i10과 i20를 생산하는 터키공장도 올해 신형 i20 투입을 통해 유럽 역내 소형차 생산 거점으로서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파업 등으로 국내 공장 생산 차질 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 공장의 판매 확대는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 목표 달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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