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의 끝에도 머물지 말라’
“한국불교의 현재는 따지고 보면 염세주의보다 훨씬 위험한 낙관주의에 깊이 물들어 있습니다. 붓다 입멸 후 1500여년이나 지나 중국에서 발생한 선불교 선사들의 입에서 나온 ‘네가 곧 부처다’라는 말을 붓다의 가르침의 요체로 인식하는 엄청난 착시에 함몰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한술 더 떠, 수행하는 데는 무식할수록 유리하니 붓다께서 설하신 경전도 보면 안 되고 세간의 이치와 논리는 하찮은 것이니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조차 차단해야 비로소 바른 수행이라 말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생각의 끝에도 머물지 말라’는 오늘날 불교의 문제점에 대해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붓다가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전한다.

경전 해설서와 달리 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망라했다. 불교의 탄생부터 붓다의 깨달음, 교리 발달사, 수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순리적으로 해석했다. 또 붓다의 가르침이 중국에 전해지면서 중국의 기호에 가미되지 않았는지 반문하고 중국에서 발달한 선수행, 한국의 대표종단인 조계종이 내세우는 간화선과 선사들의 가르침의 전달방법은 완전한 것인가를 묻는다. 아울러 현대인들에게 맞는 수행법을 창안해 제시한다.

저자는 “종교는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의 영혼과 순수성을 담보로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힌두교인지 자이나교인지 분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편에 물들어 거래하는 듯한 한국불교의 비불교적 모습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불교의 근본 교리인 연기법과 업설의 개념을 분명하게 밝힌다.

또 실시간 종교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수십년이 걸릴지라도 붓다의 참된 가르침을 대·소승 경전 속에서 명확하게 정리해 나가는 제 5결집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 성법 스님 지음, 304쪽, 1만3500원, 민족사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