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QM3로 꼴찌 탈출",쌍용차 "주력 모델로 4위 수성"

▲ <상>르노삼성, QM3 출시<하>새로워진 '뉴 코란도 C' 출시
연초부터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내수시장 4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불꽃 튀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만년 꼴찌' 쌍용자동차가 지난해 영업 호조에 힘입어 르노삼성자동차를 추월,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반면 르노삼성은 꼴찌로 내려앉으며 체면을 구겼다.

양사는 새해 초부터 판매 목표를 통해 올해 실적에 대한 부푼 기대감을 반영한 상태. '꼴찌 탈출' 전쟁의 막이 올랐다.

쌍용차는 지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올해 내수 판매목표를 6만9000대로 발표했다. 지난해 내수 판매량 6만3970대보다 판매목표를 7.9% 늘려 잡은 것이다.

같은 날 르노삼성도 서울 쉐라톤 디큐브시티호텔에서 열린 '2014 네트워크 컨벤션' 행사를 통해 올해 내수 판매목표를 8만대 이상으로 잠정 발표했다. 지난해 르노삼성 국내 판매량 6만27대보다 33.3% 이상 높은 수치로, 르노삼성은 QM3 수입 물량이 확정되는 대로 판매 목표를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쌍용차와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실적은 불과 3943대 차이. 쌍용차는 올해 4위 수성을, 르노삼성은 꼴찌 탈출을 다짐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르노삼성 "QM3 등 신차 출시로 꼴찌 탈출"

르노삼성의 성장 전략은 신차 출시다. 내년 3월 공식 출시 예정인 QM3의 국내 시장 성공 여부가 판매목표 달성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크로스오버차(CUV) QM3는 지난해 12월 1차 수입분 1000대가 사전계약 시작과 동시에 동이 나며 르노삼성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1차 수입분을 포함한 사전계약자만 1만 명을 넘어서는 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QM3 인기는 영업 현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QM3 출시 발표 이후 지난해 재입사한 영업사원은 100명을 넘어서는 등 QM3 효과가 르노삼성 안팎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특히 르노삼성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V형 라디에이터 외관' 등 QM3의 디자인을 SM3·5·7, QM5 등 다른 모델에도 적용시킬 예정이다. 올해와 내년 순차적으로 디자인 변경한 모델을 출시, 패밀리룩의 완성을 기대하고 있다.

또 르노삼성은 국내 완성차 업계의 디젤 라인업 강화 분위기에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SM5 디젤 모델을 출시한다. 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쌍용차 "주력 모델로 4위 수성…내년 출시 신차로 맞불"

쌍용차의 성장 전략은 공격보다 방어에 초점을 맞췄다. 쌍용차는 올해 신차 계획이 없다. 대신 뉴 코란도 C, 코란도 투리스모 등 상품성 개선 모델의 판매 호조세를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쌍용차가 지난해 2월 출시한 11인승 디젤 모델 코란도 투리스모는 지난 한 해 1만395대가 판매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전년 971대와 비교하면 판매량은 970.5% 폭증했다.

뉴 코란도 C도 지난해 8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 이래 판매량 증가세가 가속됐다. 뉴 코란도 C의 지난해 판매량은 1만9317대로 전년보다 15.8% 증가했다. 코란도스포츠와 렉스턴 W도 지난 한 해 판매량이 각각 19.1%, 45.6%씩 늘며 쌍용차의 꼴찌 탈출에 힘을 보탰다.

쌍용차는 이 같은 성장세로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2005년(7만5532대) 이후 8년만에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4만7700대)보다 판매량은 34.1% 증가했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최대 성장률이다.

쌍용차는 주력 차종을 통해 완성차 업계 4위를 수성하고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100'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쌍용차는 X100 생산을 앞두고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던 직원들을 복귀 시킬 예정이어서 회사 내부 분위기도 고무되고 있다. 회생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르노삼성 "믿을 건 QM3뿐", 쌍용차 "신차가 없다"

다만 올해 자동차 시장이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안갯속이라는 점에서 두 회사의 성장 전략이 빛을 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르노삼성의 경우 QM3 물량 확보가 관건이다. QM3는 전량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되는 데 연간 생산량이 8만대에 불과하다. QM3 국내 생산도 논의 중이지만 아직 미정이다. 르노삼성이 QM3 내수 판매목표 1만5000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르노 본사의 지원이 절실하다.

또 QM3를 뺀 나머지 차종을 기대만큼 팔 수 있을지도 문제다. 르노삼성은 올해 판매목표를 수립하면서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상반기 실적보다, 다소 호전된 하반기 실적에 눈높이를 맞췄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상반기 2만6309대, 하반기 3만3718대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량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SM5(3만725대·51.2%)의 판매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는 게 문제. '상저하고(上低下高)' 현상이 뚜렷한 르노삼성의 지난해 내수판매량은 상반기 대비 하반기 성장률을 보면 SM3, SM7, QM5는 30~50% 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SM5는 7% 성장하는 데 그쳤다.

쌍용차의 경우 신차가 없다는 게 뼈 아프다. 지난해 쌍용차의 성장을 이끌어온 코란도 패밀리 브랜드의 성장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인 셈.

더구나 체어맨의 부진도 아킬레스건이다. 지난해 체어맨W가 1886대, 체어맨H가 1329대 판매되는 데 그치면서 전년 대비 판매량이 22.5%, 34.0%씩 감소했다.

최근 고급 세단 시장은 현대자동차가 신형 제네시스를 출시하면서 시장의 무게 추가 옮겨가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전날 2014년형 K9을 출시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여기에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쌍용차로서는 대응 전략 마련에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쌍용차는 지난 3일 열린 시무식에서 새로운 중장기 경영목표 '프로미스(Promise) 2016'을 발표하고 2016년까지 글로벌 판매 30만대, 매출 6조원 달성 등 총 7가지의 전략과제를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올해는 신차는 물론 페이스리프트 모델조차 전무한 상태인 만큼 4위 수성의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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