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속인 심진송
신혼 때 죽은 남편 달램굿 으로 애통함 풀어 줘

“그이의 유품은 다 정리했었는데…. 아 그러고 보니 남편이 입었던 점퍼가 남아 있어요. 새 것이라 아까워서 내가 입으려고 하는데.”

P여인은 뒤늦게 남편의 유품이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남편이 죽기 얼마 전에 샀던 오리털 점퍼였다. 그 점퍼엔 아직도 남편의 체온이 남아 있을 것 같았다.

“그 점퍼 색깔이 파란 색일텐데?”

심 진송이 되물었다.

“맞아요, 어쩜….”

심 진송은 그 점퍼 때문에 죽은 남편이 꿈에 자꾸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아직 저승 세계의 문턱을 넘지 못한 혼령이 이승에 대한 미련이 남아 구천을 떠돌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신혼의 단 꿈에서 미처 깨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죽고 말았으니, 그 애통함과 안타까움을 어떻게 풀 것인가. 결국 한국판 ‘사랑과 영혼’같은 남편 잃은 새색시의 애절한 사연은 심 진송의 달램굿으로 안정을 되찾게 됐다.

“행사를 벌인 다음부터 그 남편의 넋이 더 이상 P여인의 꿈에 나타나지 않았답니다. 이승에 대한 아쉬움을 떨치고 무사히 저승으로 들어갔기 때문이지요.”

이번에는 집 나간 남편의 행방을 알고 싶어 찾아왔던 어는 중년 부인의 사례.

O부인의 남편은 어느 날 갑자기 보따리를 사들고 집을 나가 버렸다. 사춘기도 아닌 사추기(思秋期)에 접어든 남편이 가출하자 O부인은 너무 황당했다.

O부인은 이유 없는(?) 가출을 한 남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녀봤으나, 오리무중이었다.

남편이 갈만한 데를 수소문해서 샅샅이 찾아다니는 동안 열흘이 스쳐갔고 금세 한 달이 흘러갔다.

세월처럼 빠른 게 없다던가. 어느 새 남편의 소식을 묻는 북새통 속에서 3년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답답한 마음으로 심 진송을 찾은 O부인은 대뜸 남편의 생사부터 물었다.

“아이는 커 가는데, 그 이는 도대체 어디 가 있는 거예요? 죽었다면 차라리 다 잊어버리고 새 출발 할텐데….”

 무속인 - 손님 - 신령 삼위일체 돼야 소원성취

집 나간 지 3년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는 O부인의 남편은 죽었는가, 살아있는가.

심 진송은 신령들의 힘을 빌려 그의 행방을 추적했다. 점괘는 어딘가에 살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댁이 남편은 살아 있어요. 그렇다고 딴 살림 차린 것도 아니므로 ‘예방’만 잘하면 다시 집으로 돌아오겠네.”

그 말을 들은 O부인은 정성을 다해 심 진송과 함께 예방의식을 치렀다. 그랬더니 얼마 뒤 우연처럼 남편이 불쑥 집으로 들어서더라는 것이다.

O부인의 남편은 집 나간 후부터 줄곧 강원도 탄광촌에서 지냈다고 했다.

“얼마 전에 경상도 쪽에서 40대 남자가 찾아왔어요, 생년월일부터 봤더니 올해 자손 문제로 걱정할 일이 생기겠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속 썩이던 아들의 행방이 묘연해 알아보러 왔다지 뭡니까. 굿도 하고 부적도 썼더니 보름안쪽에 아들 친구로부터 ‘잘 있다’는 연락이 왔었답니다.”

서울 사당동에 사는 K씨는 사업 문제로 심진송을 찾아왔다. 토건업을 하는 그는 최근 들어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여서 경제적 손해를 입고 있었다. 지은 집들이 분양돼야 자금회전이 되는데, 그렇지 못해 이자 등 부채만 늘어간다는 것이었다.

“내가 봤더니 K씨는 집 매매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간 기능도 좋지 않은 상태였어요. 앞서도 말했지만 이런 문제는 주로 조상을 풀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K씨 역시 조상굿을 벌여 기원을 했더니 집도 잘 팔렸으며, 건강도 어느 정도 회복되었습니다.”

이처럼 살아가면서 겪는 갖가지 고민과 어려움을 무속이란 ‘영매’의 힘을 빌려 해결하려면 무엇보다도 손님들의 정성이 깊어야 한다고 심진송은 강조했다.

“내 자신의 기원과 손님의 절실한 마음, 그리고 신령님의 신통한 능력이 ‘3위 일체’가 돼야 소원 성취도 하고, 불가능의 세계를 가능으로 뒤바꿀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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