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속인 심진송
교인 찾아오면 “교회 열심히 나가라” 충고

심진송은 신령의 신통력과 영매(靈媒)의 해석력, 손님의 믿음 등 이른바 무속점(巫俗占)의 ‘3위1체’의 구심점은 ‘링커’역할을 하는 무당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신령에 접신(接神)해 그 신통한 능력을 보통 사람들에게 말로 전해주는 ‘영매’의 능력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영매가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앞을 내다보며 점을 친다는 게 불가능해 집니다. 영매는 살아서나 죽어서나 신(神)과 더불어 지내야 하거든요. 신을 떠나선 존재할 수 없어요.”

영매는 이처럼 신령과 함께 하면서 특별한 능력은 ‘전수’받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의로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심진송은 말했다.

영매는 언제나 바른 말을 해야 하며, 바른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이다.

“무당은 아무리 손님들의 요구가 절박하더라도 올바른 방향만 제시해 줘야 합니다. 점을 치는데 욕심이 앞서거나, 개인적인 감정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심진송은 이어서 무속인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자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것은 종교와 무속의 관계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의 설명이기도 했다.

“우리 집에 오는 사람들을 보면 절에 다니는 분도 있고, 교회에 나가는 분들도 있어요. 절에 다니는 손님들이 들어오면 신령님의 전이 현상에 의해 부처님이 보이고, 교회에 나가는 분들을 만나면 찬송가가 들려오기 때문에 바로 알 수 있지요. 그런데 손님들 중에는 우리 집에만 찾아오면 금방 고민이 해결되는 줄 아는 사람도 있어요. 무당 욕심이야 손님들의 절박한 문제를 일(굿)을 해서 다 풀어주고 싶지만, 무조건 그런다고 다 되는 건 아니라고 봐요. 앞서도 설명했듯이 ‘3위1체’가 맞아 떨어져야 하거든요. 당사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기 때문에, 저는 교인이 찾아오면 사안에 따라선 행사를 하지 말고 차라리 교회에 열심히 나가 기도를 하면 ‘소원 성취한다’고 말해 줍니다.”

요즘 지식층-고소득층 토속신앙 관심 많아

우리 현실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영적인 세계를 넘나들면서 여러 신령(神靈)들로부터 초능력의 지혜를 얻는다는 심진송.

어렸을 때 두 번이나 사후세계를 구경했고, 그 때마다 자신을 지켜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는 그녀는 무당이 되고난 뒤에야 그 정체-가 사명대사의 신령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무용가에서 평범한 주부, 다시 ‘신들린 여자’로 파란과 곡절을 겪었던 심진송은 거듭 태어나기 위해 신 내림 의식을 치렀으나, 가난 때문에 이름 난 ‘신어머니’를 두지 못했던 아쉬움이 가슴 한 켠에 남아있다는 것이다.

심진송의 ‘신당’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병들고 가난에 쪼들리는 사람들은 물론 집 안 대소사를 의논하러 오는 주부와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사업가, 나랏일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과 정치가도 포함돼 있다.

“점집을 찾아오는 손님들의 남녀 비율도 시대의 변천에 따라 달라집니다. 흔히들 점집하면 여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찾아오는 것으로 생각하잖아요. 전에는 그랬죠. 남녀 비율이 20대 80%로 차이가 났으니깐요. 그러나 최근 들어선 무속에 대한 남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는지, 남녀 비율이 60대 40%로 역전됐어요. 특히 요즘 와선 지식층과 소득이 높은 계층에서도 토속신앙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다만 그들은 그런 사실을 가급적이면 숨기려 들기 때문에 겉으론 잘 노출되지 않을 뿐이죠.”

심 진송은 김일성 사망 후부터 국가 정세에 대해 알아보러 오는 젊은이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김일성 사망을 미리 맞힌 것도 신의 예언을 정확히 전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 북한의 실권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왔어요. 그 때마다 저는 김정일이 주석직을 승계는 하지만 오래가지는 못할 것 같고, 몇 년 뒤엔 김일성의 동생인 김영주가 다시 떠오를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어른 (신령님)이 다음은 김영주라고 말씀해 주셨거든요.”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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