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중원 변호사
장난꾸러기들이 파리를 다루듯이 신들은 인간을 다룬다.

신들은 장난삼아 인간을 죽인다.

—셰익스피어

 

이브라함의 고향 마을은 사하라 사막의 남쪽 오지 중에 오지에 있는 사막의 협곡 작은 오아시스에 자리 잡고 있었다.

평화스러운 시절에는 염소와 양떼들이 협곡 여기저기에 제법 무성하게 자란 관목덤불을 뒤지며 한가롭게 잎을 뜯었다. 마을 둘레에 듬성듬성 늘어서 있는 수백 그루의 대추야자나무들이 목가적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고, 북쪽 지중해 연안 저지대로 가기 위하여 적막한 사막의 허공을 한참 동안이나 날아온 붉은 왜가리 해오라기 말똥가리 물수리 황새 적매 등 지친 철새들이 대추야자나무에 내려와 잠시 쉬어가기도 하였다.

그 마을에는 아이들처럼 소박하고 단순한 갈색 피부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평화스럽게 공동체적 삶을 살았다.

그 마을이 완전히 죽음의 마을로 변하였다.

지금은 다 부서진 흙벽돌집에 모래만 잔뜩 쌓인 채 잔해만 남아있다. 집이라고 해야 불과 열 몇 채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무너져 내린 흙벽돌 위에는 굶주린 독수리들만이 졸면서 앉아 있을 뿐이다. 그것들은 그곳에 눌러 앉아서는 도대체 떠날 생각을 않고 있었다. 아름다웠던 대추야자나무들은 오랜 가뭄을 견디지 못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런 삭막한 풍경위로 뜨거운 태양이 무섭게 쏟아져 내렸다.

14년 전 즈음인가.

타만라세트에서 말리 접경 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고향 마을에 심한 가뭄이 들었다. 원래 마을이 위치한 그 지역에는 강우량이 매우 적고 불규칙하긴 해도 이번처럼 가뭄이 심한 적은 없었다. 그때 마을사람들은 숭배의 집인 마을족장 집에 모두 모여 밤낮으로 신께 열심히 기도하였다.

늙은 족장 모하메드는 주술사이면서 신의 대리인이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옆구리에 상아 손잡이가 달린 작은 청동제 단검을 차고 다녔다.

어느 날 마을 복판에 있는 족장의 흙벽돌집 좁은 마당에 마을사람들이 빼곡히 모여 앉아 이구동성으로 읍소하였다. 그 집안은 대대로 족장의 집안이었다. 부족장은 세습직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남루한 옷차림에 말을 할 때마다 온통 썩은 이 또는 뿌리만 남은 이를 드러냈다. 그 자리에는 역한 땀 냄새와 허기, 불안이 짓누르고 있었다. 그들은 집단적인 히스테리에 빠져 있었다.

“이대로 가면 식량은 곧 떨어질 것입니다. 두 번째 우물마저 말라가고, 세 번째 우물만 남아 있습니다. 가뭄으로 마을의 양과 염소는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금이라도 떠나야 할까요?”

그들은 애원하는 표정으로 족장에게 대답을 재촉하였다.

모하메드는 키가 크고 깡말랐으며 무표정해 보이면서도 눈은 이따금씩 기이한 섬광을 뿜었다. 그러나 그는 근엄했다. 그는 옛날을 회상하면서 느릿느릿 위엄 있게 약간 쉰 듯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그만이 험난한 마을의 역사를 꿰뚫고 있었다. 그는 족장답게 자기 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족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절대적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가끔 그곳으로 강림하는 성령이라도 붙잡으려는 듯 손을 허공에 내저었다.

“여러분…… 이야길 끝까지 들어야하겠지. 아주 길게 이야기해야 할 것 같으니까. 지금부터 우리 마을의 기구한 역사를 죄다 이야기할 거야……. 먼 옛날에, 지금부터 50년쯤 전 일이야. 그때 내가 아마 열 몇 살쯤 되었을 거야. 바다 건너 북쪽에서 큰 전쟁이 일어난 거야. 그게 바로 제2차 세계대전이었어…….

처음에는 너무나 고소했지. 유럽인들이 자기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거니까. 그 전쟁은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인 줄만 알았지. 그건, 그저 공상 속의 전쟁이었어. 그래서 강 건너 불인 줄로 알았어…….

웬걸, 군인들이 어느 날 옛 마을에 불쑥 나타난 거야. 처음 보는 강력한 총을 들고 말이야. 군인들은 잔인했고 너무 무서웠어. 함부로 방아쇠를 당겼으니까. 이탈리아 파시스트들이었지. 그들은 만날, ‘빈체레(무찌르자)’를 외치고 다녔어.

그런데 말이야. 그때, 트리폴리 근처 마을에서 베르베르인 두 명이 백인도 죽을 수 있는지 알고 싶어서 이탈리아 군인 한 명을 칼로 찔러 봤는데 그만 죽고 말았단 말이지, 그러니까 군인들이 복수한다고 탱크까지 동원해서 마을을 완전히 쑥대밭으로 만들고, 어른, 어린애, 여자들 할 것 없이 모두 100여 명을 총으로 쏴 죽인 일이 있었지. 그 많은 낙타, 양들까지 모든 움직이는 것은 하나도 살아남지 못했어. 엄청나게 총알을 쏟아 부은 거지.

그놈들은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를 점령한 후 에티오피아 애국군과 싸울 때도 똑 같은 만행을 수없이 저질렀지. 곤데르에서는 민간인 군중에게 발포하였는데, 그때도 노인, 어린아이, 여자, 불구자 가리지 않고 군중이 모조리 쓰러질 때까지 기관총을 갈겼으니까.

파시스트들은 사람을 천천히 괴롭히면서 죽이는 방법과 단숨에 인정사정없이 죽이는 방법 등 온갖 종류의 살인 기술을 습득해서는 몸소 실천한 거지. 그렇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서 이탈리아 황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의 칙령을 들먹이며 우리의 땅을 강탈했어. 그리고 검은셔츠단과 군단, 제국의 관리들이 위탁 관리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지. 그걸로 끝장났어. 그들의 허락 없이는 모든 행위가 금지되었어. 그놈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주인 행세를 한 거지. 정말 아름다운 오아시스였어, 대지에는 물이 풍부하고 종려나무도 채소도 다 잘 자랐지.”

아직은 초저녁이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고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하였다. 신의 대리인은 꺼진 담배를 다시 태워 물고 천천히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파시스트는 아프리카인을 짐승이나 벌레처럼 취급했어. 그 사람들은 우리를 무조건 싫어했어. 그것들은 기름진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입에서는 악취가 났고 살이 피둥피둥 쪄서 뒤뚱거리는 꼴이 가관이었어.

‘검둥이 새끼들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놈들이야, 채찍으로 무조건 갈기고 짓밟아야 되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 우리도 자기들처럼 꿈을 갖고 삶을 사랑하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지.”

그들은 제복의 허리띠에 하마가죽으로 만든 채찍을 매달고 다녔다. 그 가죽은 워낙 질겨서 칼날처럼 사람의 살갗을 파고들기 때문에 채찍질을 당하는 사람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었다.

튀니지 국경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엘우에드는 천 개의 돔을 가진 돔의 도시였다. 수백 개의 샘물이 수십만 그루의 대추야자 나무에 물을 공급하고 그 대추야자 나무 숲이 녹색의 장벽처럼 도시를 감싸고 있다. 밤이면 모스크 꼭대기의 초승달 위로 하늘의 달빛, 별빛이 신비스러운 흰 빛을 발했다.

그 도시에서는 하루 다섯 번씩 기도 시간을 알리는 무에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높으면서 약간 떨리는 듯 했다. 공중에서 원을 그리며 날고 있는 한 마리 새의 긴 탄식처럼 들리는 그 소리는 도시의 골목 구석구석을 깊숙이 스며들며 메아리 쳤다. 그 소리가 세상을 가득 채웠다.

종려나무 숲이 빙 둘러싸고 있는 작은 오아시스에 자리 잡은 마을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야자수들이 작은 숲을 이루고 있었고, 야자수의 줄기와 커다란 잎으로 지붕을 만든 오두막집들이 족장의 집을 중심으로 모여 있었다. 근처 계곡의 저지대에는 검은 화산석으로 둘러싼 우물들이 여러 개가 있었는데, 그 우물은 결코 마르는 법이 없었고 아주 시원하기까지 하였다. 마을에서 바다는 보이지 않았지만 이따금씩 멀지 않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키 큰 종려나무 나뭇잎들이 살랑거렸다.

“우리 부족의 조상들은 아주 옛날에, 백 년인가, 이백 년인가 전에는 아라비아의 헤자즈 지방에서 유목민의 삶을 살고 있었어.

그런데, 헤지라 1266년, 무하람 달의 어느 긴 밤에 벌어진 수니파에 속하는 다른 부족과의 격렬한 칼싸움에서 우리 부족은 패배하였지. 그때 헤자즈에는 베두인족 내에도 500개도 넘는 수많은 부족의 분파가 서로 돕기도 하고, 이해타산 때문에 으르렁거리기도 하면서 살고 있었지.

그 당시 주위는 온통 검붉은 자갈과 용암, 모래 등으로 뒤덮인 볼모의 땅이었지. 그 땅에는 한 포기의 풀도, 한 송이의 꽃도 자라지 않았고, 날아다니는 새도 보이지 않았어. 그러나 사막의 남쪽 언덕 사이 골짜기에 한 자락 비옥한 땅과 함께 오아시스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물이 풍부하여 모든 풀들이 향기롭고 다양한 색깔의 꽃을 피우고 있어서 서로 탐을 낸 거지. 그 땅을 서로 차지하려고 싸움이 일어난 거였어.

어쨌거나, 그날 밤에는 횃불이 불타는 가운데 반월도가 번쩍거리고, 춤을 추고, 날카롭게 부딪치고, 검붉은 피가 모래를 적셨지. 증오에 찬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사막에 울려 퍼질 때마다 사랑과 증오가 함께 폭발하였지. 서로 간에 수많은 살육이 일어났어. 그때 죽은 사람의 육체는 파괴되고 영혼은 모래바람에 흩날려 사라져버렸겠지. 그때 살아남은 일부가 이동을 시작한 거야. 승리한 부족은 땅과 가축을 빼앗고, 이동을 허락해준 거지. 그건 위대한 알라 신이 이미 예정한 일이었지.

처음에는 지중해를 향하여 시나이 반도를 북상하여 지금의 포트 사이트 근처에 이르자 오른쪽으로 북상하여 예루살렘이나 다마스쿠스 쪽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남쪽 이집트 쪽으로 내려갈 것인지 갈림길에서 혼란을 겪었던 것 같아. 그때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결국 남쪽을 택했지. 아주 옛날부터 ‘남쪽은 아랍인의 요람이고, 북쪽은 그들의 무덤’이라는 아랍 속담이 있었는데…… 우리 부족은 아라비아 반도의 남쪽에서 쫓겨나서 ‘순례자의 길’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갔고, 북쪽에서는 지중해성 기후 덕분에 부드럽고 따스한 해안가를 걸어서 남쪽으로 이동한 거야. 남쪽에서 희망을 발견한 거겠지. 조상들은 유목 생활을 계속하면서 서쪽으로 조금씩 이동하던 중 엘 우드 근처의 옛 마을에 자리를 잡은 거야. 처음에는 엘 우드에서도 역시 유목생활을 하였겠지. 그러다가 살기 좋은 계곡을 발견하고 그만 정착한 것이지. 그래서 엘 우드가 종착지가 된 거야…….

그리고…… 아름다운 투아레그 여인들을 만나 결혼을 하면서 그들 부족에게 동화되어 흡수되어 버린 거지. 우리 부족이나 그들 부족이나 같은 사막의 유목민으로서 생활방식이 아주 비슷했거든. 그래서 쉽게 동화된 거야. 사막에서는 결혼을 통해 부족 간에 결합이 이루어지지.”

그러나 그들 부족은 속수무책으로 마을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아주 멀리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가까운 곳에 있는 우물이나 오아시스마다 군인들이 진지를 만들어 그들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그들 부족은 애스카라 제복을 입고 거들먹거리는 파시시트들에게 쫓긴 나머지 대충 짐을 꾸리고, 가축들을 모아서, 모두 함께 알제리 북쪽, 동부 그랑데르그의 중심 도시인 엘우에드 근처의 옛 마을을 황망히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 후 투구르트, 우아르글라, 엘골레아, 인살라, 아라크, 타만라세트 등 알제리의 사막도시들 주변을 지나쳐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다른 부족의 땅이 아닌, 주인 없는 오아시스를 찾아 끝 모를 방랑을 시작한 것이다.

“우린 별자리를 따라 무작정 남쪽을 향하여 걸었어. 밤하늘에서 큰곰자리처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별자리는 없어. 큰곰자리 별들을 따라 내려가면 작은곰자리별들 중 하나가 바로 북극성이야. 그 별이 이정표이지. 하늘에 남극성은 없거든.

사막에서는 지도를 따라가지 말고, 별을 따라가야 하는 거야 ……. 낙타에 짐을 싣고 염소와 양떼를 이끌면서 말이야. 그러나 염소와 양들은 내려오는 도중에 갈증과 병으로 대부분 죽었지. 우리는 죽은 동물들을 양식으로 삼았어. 우물이 있는 곳에서 밤이면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였지. 밤은 너무 추웠어. 여자들과 아이들은 텐트 속에서 잠을 자고 남자들은 꺼져가는 모닥불 주위에서 옆에 긴 칼을 놓고 쭈그리고 앉아 겨우 잠을 잘 수 있었어. 주위에는 타마지트어를 쓰는 베르베르족 강도들이 따라 다녔거든…….”

“……신이 우릴 인도한 거야. 여기까지 오는데 1년하고 몇 개월이 더 걸렸지. 그때 우리는 맨발에 누더기 옷을 걸치고 우물과 오아시스, 목초지를 찾아 떠도는 사막의 유랑민이었어. 사막 중의 사막인 이곳에 도착하였을 때 사람은 없었어. 베두인 대상들이 가끔 낙타 무리를 이끌고 지나갈 뿐이었어…….”

“……사막이 이름다운 것은 그곳 어딘가에 우물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야……. 우리는 날마다 동이 트는 첫 새벽부터 걷기 시작했어. 배가 고픈 것은 별것 아니야. 입술과 혀가 굳어지는 갈증은 너무 고통스러웠어.

그때 남은 양식이라곤 얼마간의 말린 대추야자와 종려나무 열매, 밀가루가 전부였어. 꿀은 진즉 떨어졌고, 절뚝거리며 힘겹게 걷던 염소들이 죽은 후에는 우유도 더 이상 마실 수 없었지. 어린 아이들과 늙은이들의 고통이 심했지. 그때, 가엾게도 몇 사람이 열사병과 괴혈병으로 죽기도 했어…….”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들은 그때 모래에 반사되는 무서운 햇빛 때문에 반쯤 눈을 감고서 끝없이 사막을 걸으면서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때로는 햇빛은 강렬한데 사막의 바람이 불어와 모래먼지가 마구 휘날리는 가운데 그늘 한 점 없는 사막을 몇 시간씩 걷기도 하였다. 그러나 밤이 오면 그들의 몸은 추위 때문에 얼어붙었다. 그들은 어른이나 어린애, 남자나 여자 할 것 없이 맨발에다 다 찢어진 누더기 옷을 걸치고 있었고, 몇몇 사람만이 겉옷을 찢어서 만든 걸레조각으로 발을 칭칭 동여매고 걸었다. 꼬마 아이들은 완전히 벌거숭이였다. 모두 한결같이 사막의 햇볕에 얼굴이 그을려서 숯 조각보다 더 검게 탔고, 눈은 충혈 되고, 입술이 갈라져 피가 났으며, 허기와 갈증 때문에 입술과 혀가 말라서 굳어지고, 뼈만 앙상할 정도로 삐쩍 말라 있었다. 상처 자국과 벌레 문 자국이 온몸을 뒤덮고 있었다.

그리고 쇠약한 사람들은 무참하게 쓰러졌고, 남자들이 죽은 시체를 모래무덤 속에 묻었다. 그들 모두에게 죽음의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은 사막의 잔혹한 침묵 속에서 고독하였고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이야기가 점점 길어지고 있었다. 족장은 그때 무성한 회색 턱수염을 쓰다듬었다. 그는 어두운 하늘을 향해 한동안 합장했다가 다시 두 손을 풀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다시 담배에 불을 붙였다. 파란 연기가 회색 털투성이 콧구멍으로 뿜어져 나왔다. 연기가 허공 속에서 말렸다가 풀렸다. 그는 여전히 엄숙한 태도로 말을 이어갔다.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하나 같이 꼼짝없이 앉아서 경청을 하였다. 밤은 춥고 고요했고 별은 빛나고 있었다. 이브라함은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매일, 매순간 끊임없이 신께 기도했어. 어린 나도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기도했지. 신이시여 도와주소서. 저희가 왔습니다. 우린 절망 속에서 기진맥진했지. 아주 어려운 시기였어. 그때 지도자가 끊임없이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지. 그분이 없었더라면 우린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거야. 그분은 족장이 아니라 사막에서 종족을 이끌고 가는 모세라고 할 수 있었지”

지도자의 움푹 들어간 뺨이며 깊은 주름살은 지나간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의 눈은 항상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목소리는 음색이 풍부하였다. 검은 수염으로 뒤덮인 부드러운 입은 항상 농담을 잘 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내색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 지도자는 보기 드문 골초여서 담배가 한시도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달이 없는 캄캄한 밤하늘에 무수한 별들이 총총히 빛날 때면 그는 어김없이 아름다운 밤하늘의 별자리 이야기를 하였다. 별빛이 그 종족의 핼쑥하게 야윈 얼굴들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는 점성술사이면서 천문가이어서 하늘에서 반짝거리는 별들을 모두 알고 있었다.

“신이…… 위대한 신께서 우리에게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선물한 거지. 사막에서는 다른 걸 줄 게 없었겠지. 그래서 기나긴 어둠의 시간 동안 무수한 별을 쳐다보며 경탄한 거야. 별들은 우리에게 희망을 속삭여 주었지. 밤의 공포를 잊게 해 주었지. 비는 별들의 움직임에 맞춰 오고 그쳤지. 별 때문에 인간은 기하학과 공간, 시간과 수를 발견하게 된 거야.

그런데, 별마다 각기 자신만의 특징과 고유 공간이 있어서 우주에 넓게 퍼져 있지. 어떤 신도 빗자루로 쓰레기를 모으듯 모든 별을 한 곳으로 모을 수는 없는 거야. 만약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우주는 거대한 빈 공간으로 변해 버리겠지. 그러면 우주는 존재 이유가 없는 거야……..

우리 부족에게 오래되고 친숙한 별자리는 사냥꾼 오리온자리이지. 그 사냥꾼은 큰개와 작은개를 거느리고 있지. 그리고 저기 보이는 마차부자리의 천정 부근에 노란빛의 카펠라가 있지. 카펠라는 어미 염소를 의미하고 그 별은 세 마리의 아기 염소들을 데리고 있어. 우린 염소를 많이 키우니깐 이 카펠라 별자리가 우리 부족에게는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어. 그 별이 매일 밤 빛나야만 염소가 탈 없이 자라고 젖을 많이 생산하거든.”

그런데 철새들이 천천히 허공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지도자는 철새들을 좋은 징조로 받아들였다. 이것은 필시 신이 기적을 선물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신이시여, 전지전능한 신께서 우릴 버리지 마시옵소서. 굽어 살피소서. 신의 은총을 내려주십시오. 신이시여, 영원하시길……” 지도자가 신께 간절하게 기도를 올렸다.

“그때, 절체절명의 순간에 낙타를 몰고 오아시스를 찾아다니는 우아한 부족인 베두인족 대상을 사막의 길에서 우연히 만난 것은, 틀림없이 신의 계시였지. 기적이 일어난 거야. 정말 행운이었어. 지도자가 나서서 그들에게 울면서 호소하였지.

‘형제들이여…… 우선 먹을 것을 좀 주십시오. 우린…… 배고픔과 목마름, 질병에 시달리며 일 년이 넘게 사막을 해매고 있소이다. 도중에 죽은 사람들은 사막에다 묻고 계속 남쪽으로 걸었습니다. 우리 생존자들도 지칠 대로 지쳐 있습니다. 그리고 뿌리를 내릴 땅이 필요합니다. 우물이 있어야 합니다. 가르쳐 주십시오. 우리의 요구가 너무 지나치다 생각지 말아 주십시오…….’

그리고 지도자는 대상들에게 또다시 간절하게 말하였었지. 그 위대한 지도자는 나의 아버지이니라. 나는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거야.

‘그대들에게 알라신의 축복이 있을 진저! 그대들의 종착지인 튀니지까지 신이 축복을 내려 안전하게 인도하길……

이 늙은이는 더 이상 두렵지 않소. 신의 명령을 따르면 그만이요. 죽으면 그뿐이니까요. 그러나 아이들이…… 젊은이들이 정말 안쓰럽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우리 부족을 지켜야 합니다. 저들이 아무리 종족의 뿌리를 뽑아내고 목을 자르고 집을 불태워도 말입니다. 이탈리아인들이 아름다운 마을을 불태우고 우리 땅에서 우릴 내좇았습니다. 또, 무서운 사막이 우릴 끝까지 시험했습니다.’

그들이 우릴 구원했지, 물과 말린 대추야자 열매와 무화과 열매를 나눠 주고, 이곳으로 안내해 주었어. 사막의 부족인 베두인의 신조란 역경에서는 인내, 복수에 있어서는 집념, 강자에게는 경계, 약자에게는 보호이거든. 그들이 우릴 살려 주었어.

그 대상들은 신이 우리에게 보내준 신의 사자였어. 신이 우릴 이곳으로 인도한 거야. 여기는 신이 소유한 땅이거든. 자생한 대추야자나무가 수백 그루나 자라고 있었고, 염소가 뜯을 덩굴식물과 풀이 계곡에 제법 무성하였지. 와디에서는 우리가 필요한 만큼 소금덩어리도 나왔어. 무엇보다도 물이 콸콸 넘치는 우물이 세 개나 있었지. 우리의 생명줄인 이 와디는 타만라세트 와디의 작은 지류임에 틀림없어. 이 오아시스는 우릴 위해 기다리고 있던 천국이었던 셈이야.

우리는 마침내 신이 내려준 이 천국에 완전히 정착했지. 더 이상 옮겨 다닐 필요가 없었어. 우린, 와바르 (천막을 가진 자)에서 마다르 (집을 가진 자)로 바뀌었지.

우리는 그때 신의 은총에 한없이 감사드렸지. 지도자께서 정성껏 하늘의 신께 기도하였지. ‘우리 종족의 보호자이신 신이시여! 이곳에 마을을 세우도록 허락해주신 신이시여! 우리 아이들과 염소와 양들이 번성케 하시고…… 우리가 생명과 육체를 보존하도록 굽어 살펴 주소서! 신이시여 감사합니다.’라고 말이지.”

밤이 더욱 깊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 밤 하늘에 떠오른 달이 은색 달빛을 사막에 드리웠는지는 기억할 수 없다. 그가 잠시 동안 말을 멈추고서 좌중을 눈여겨 살펴보고 난 후 새로 담배를 태워 물고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담배연기를 어두운 허공 속으로 내뿜었다. 벌써 연속해서 열 번째 담배였다. 그걸 이브라함은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또다시 고난의 시대이지. 하늘은 우리의 믿음을 시험하고 있어. 그런데, 말리의 무사 트라오데 흑인 집권당에 저항하는 베르베르계 투아레그족 분리주의자들이 우물 근처마다 진을 치고 있어. 분리주의자들도 파벌 대립이 심하지. 그래서 파벌 간 전쟁이 정부군과의 전쟁만큼이나 치열하지. 어떤 파벌은 정부군으로부터 몰래 자금과 무기를 지원 받고 있다고 해. 그 파벌이야말로 더욱 설쳐대면서 살육을 자행하고 있지. 이탈하는 동족들에게는 무자비하게 대응하고 있어. 투아레그는 항상 서로 뜻이 안 맞지. 그게 우리 민족의 치명적인 약점인 게야.

리비아 쪽에서 공급한 자동소총과 기관총, 로켓발사수류탄으로 무장한 반군들이 또는 정부군 쪽에서 곳곳에 서로 대인지뢰를 묻었고, 부비트랩도 숨겨놨다는, 믿을 만한 소식도 있어. 그런데 말이지, 멍청하게도 그 지뢰가 너무 깊이 묻혀 있어서 사람이 밟아도 터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군.

우리 부족은 지금 알제리, 말리, 니제르 정부군에 쫓기고 있어. 우리는 포위된 거나 마찬가지야. 이쪽에는 알제리 사회주의 정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 이 정부는 우리에게 해주는 게 하나도 없지……. 마른 대추야자와 밀가루가 아직 많이 남아 있고, 세 번째 우물은 당분간 마르지 않을 거야. 그런데 말이지, 떠날 가족은 막지 않겠어. 언제든지 떠나도 좋아. 다만, 조건이 있어. 매일 신께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 해. 그러면 말이야, 신이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줄 거야.”

“신께서…… 또다시 여기까지 찾아오실까요?” 그 순간, 누구인지, 족장에게 물었다. “족장님…… 신이 우릴 버리신 것은 아닐까요? 어쩌면…… 벌써…… 잊어버릴 수도 있겠지요?” 그 말을 한 것은 분명 아버지는 아니었다. 그때 햇빛과 바람에 시달린 탓으로 거북 등짝처럼 잔주름이 잡혀 있던 아버지의 얼굴을 새삼스럽게 쳐다보았던 기억이 새롭다. 다시 생각해보면 사촌형의 아버지로 기억된다. 그는 앞니 두세 개가 빠져 있어서 혀 짧은 소릴 냈기 때문이다.

“그건, 그 말은 전지전능하신 우리 신을 모독하는 거야. 누가 감히 신을 비난할 수 있을 것인가? 그분이 모든 걸 예비하셨던 것이니라. 모든 일은 그분의 의지에 따라 일어나느니라. 신께 교만하고 무례하게 굴지 말지어다.

이 모든 것이 신의 섭리요, 뜻인 게야. 우리는 여기 사막을 떠날 수 없어. 우리는 사막의 일부이고 사막은 우리의 일부일 뿐이야. 신이 곧 구원하려 오실 거야. 물과 식량을 보내주실 거야.”

모하메드의 목소리는 명쾌하고 힘이 있어 좌중을 설득하고 있었다. 불가사의한 신의 대리인은 열에 들떠 계속 반복하여 엄숙하게 외쳤다.

“비스밀라 (알라의 이름으로 자비를 베푸소서)”

“알라후 아크바르 (알라 신은 가장 위대하시다)”

“인샬라 (신의 뜻대로)”

“우리의 위대한 신은 전지전능하고 완벽하다. 결단코, 그분 말고 또 다른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알라 이외에는 신이 없느니라. 그분과 대등한 자도, 경쟁자도 없다. 지혜롭고 높은 자비심을 가지신 분이며, 우리 가까이에서 무한히 베푸시고, 유일하게 무한정 관대하신 분이다. 완벽하고, 사랑이 가득한 분이시다. 알라만이 위대하시도다. 우리의 주인인 신에게 모든 영광과 찬양이 있을지어다. 무하마드는 알라의 위대한 예언자이시다. 기도하라! 마음의 평화를 얻으리라!”

마을 사람들에게는 신만이 절망적인 문제를, 모든 시련과 근심 걱정을 풀어주는 유일한 해답이었다. 전지전능한 신만이 이 사태를 알고 있었고, 신만이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들은 그렇게 믿었다. 어떤 희망을 보았던 것일까?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중얼거렸다. “저흰…… 오직 신만을 믿겠사옵니다. 신만을…… 믿겠사옵니다. 오 주여! 오 하나님!”

사막에 밤이 깊어갔다. 밤의 색깔은 암청색으로 변했다. 사막은 죽은 듯 고요하였다. 사막을 짓누르고 있는 것은 정적뿐이었다. 춥고 매서운 바람이 모래를 휩쓸고 지나갔다. 별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렸다. 멀리 사막의 모래언덕들이 어둠침침한 땅거미 속으로 스러졌다. 이브라함은 흔들거리는 등불 속에서 홀로 빛나는 족장의, 신의 대리인의 위대한 얼굴을 새삼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러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마을의 성소에서 알라에게, 사막의 전통 신에게, 다음에는 부족 신에게 양을 통째로 제물로 바치면서 비를 내려달라고 간청해도 소용이 없었다. 무서운 가뭄은 무려 4년간에 걸쳐 계속되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역병까지 번졌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신의 구원을 간절히 기다리다 지쳐 차례로 굶어 죽고, 병들어 죽어갔다. 신은 참을성이 많아서인지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그들은 잠시 동안이나마 고통을 잊기 위하여 중독성이 강한 각성제인 캇의 잎을 질근질근 씹으며 마지막까지 버텼을 것이다. 그걸 씹으면 입 안에 걸쭉한 초록색 침이 가득 돌고 코를 찌르는 독한 냄새가 고통을 일시 마비시켰다.

그때 그의 부모님과 다섯 동생들도 다 죽은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피곤에 지친 꿈과 하얀 평화는 흙벽돌집 뒷마당을 지나 황량한 사막의 모래 속에 파묻혔을 것이다.

그가 2년 전 사막으로 막 귀환하였을 당시, 고향 마을과는 오랫동안 직접 전통적인 교역방식 대로 물물거래를 하였던 타만라세트 수끄(시장)의 투아레그족 노인이, 그가 마을을 떠나온 이후 불과 2년여 만에 일어났던 그 비극적 종말에 대하여 자세하게 전해 주었다.

“그때 비는 끝내 내리지 않았어. 우물은 완전히 말라버렸고……. 사람들은 너무 굶주리고 지친 나머지 한 발짝 움직일 힘도 없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무서운 모래 폭풍이 회오리를 일으키며 계곡을 휩쓸었지. 그때의 바람은 평생 보기 드문 무서운 거였어. 그 바람은 모든 걸 날려버리고 덮어 버렸지. 그러고 나서 사라졌어. 그건 천재지변 같은 거였어. 그게 바로 심술궂은 신의 장난인 거지. 워낙 고립된 마을이어서 타만라세트에서 그 비극적 사건을 알게 된 건 상당히 오랜 시일이 지나서였지.”

아랍식의 어두침침한 상점가와 낮은 흙벽돌집들이 뒤섞여 밀집해 있는 수크에는 여전히 열대의 태양이 좁은 골목 안으로 쏟아져 내렸고, 열기로 인해 숨통이 막힐 지경이었다. 어디선가 오줌 냄새, 과일과 쓰레기가 썩는 고약하고 역겨운 냄새가 풍겨왔다. 골목 안에는 채소, 곡물, 망고나 바나나 같은 열대 과일, 담배, 소금, 향신료, 설탕류, 싸구려 장신구, 박제한 코브라, 표범 가죽, 사랑의 묘약, 옷, 양탄자, 어딜 가도 빠지지 않는 콜라 등을 파는 가판대와 작은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양과 염소 고기, 원숭이 머리, 도마뱀, 영양의 뒷다리와 파리 떼로 뒤덮인 짐승의 내장들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채 또는 방수포 위에 그대로 놓인 채 길바닥에 널려 있었다.

날씨는 찌는 듯이 무덥고 냉장시설도 없었지만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 누구도 그것에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그가 찾아갔을 때는 한낮이어서 골목 안은 한산하였다. 마흐마드는 옛날 그대로인 자신의 좁은 상점에서 낡은 나무의자에 앉아 무슬림들의 물담배인 시샤를 입에 물고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얼굴이 온통 주름투성이였지만 한없이 인자한 마흐마드가 찻주전자에 담긴 차를 가득 따라주면서 아주 천천히 말했다.

“차를 마시면 마음이 따뜻해질 거야. 많이 마셔도 상관없어. 물론, 네 아버지를 잘 알지. 여러 차례 우리 가게에 왔으니까. 난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임자드를 잘 켠다고 소문이 자자하였지. 아버지는 참으로 멋있는 사람이었어.

신이 하늘나라로 일찍 데리고 간 거야. 모든 게 신의 뜻이지. 네가 가족들을 여전히 사랑하고, 마음속에 기억하고 있는 한, 죽은 게 아니란 말이지. 그들은 계속 살아 있는 거야. 무슨 말인지 잘 알겠지……. 네 아버지는 언제나 너의 마음속에도 너의 마음 밖에도 살아있는 거야. 그러니까,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는 거지. 아버지는 하늘나라 자기 별에 앉아서 널 내려다보고 있겠지. 네 엄마도, 동생들도 마찬가지일 거야. 네가 이렇게 훌륭하게 자란 것을 보고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거야.”

이브라함은 망연자실한 상태에서 마흐마드의 말을 듣고 있다.

“고향에 돌아와서 많이 실망했을 거야. 그렇지? 떠날 때보다 나아진 게 하나도 없으니까. 가뭄 때문에……. 또, 무슨 탄광 개발을 한다고 목초지가 얼마 남아있지 않아서 투아레그의 옛날 식 유목민 생활은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었지. 게다가 너희 부족은 다 하늘로 올라가 버렸으니……. 우리 집에서 당분간 지내도 좋아. 그리고 무슨 할 일이 있는지 찾아봐야 할 거야. 사막에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으니까, 그 쪽 일을 하는 것도 괜찮을 거야. 넌 프랑스어를 잘 하니까 말이지……”

그때 마흐마드는 거북이 등처럼 두툼하고 딱딱한 손으로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서럽게 흐느끼던 그를 위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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