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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첫 추모무대 '대학가요제 포에버'
김홍배 기자  |  klmhb@sisaplu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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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08  20: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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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신해철을 추모하며...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 /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 ♬"

8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 '2014 대학가요제 포에버'의 엔딩곡으로 가수 신해철(1968~2014)이 주축이던 밴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가 울려 퍼졌다.

배기성이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라고 선창한 데 이어 이날 무대에 오른 출연자 전원이 합창했다. 이 곡은 1988년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 곡이다.

신해철이 집에서 멜로디언으로 작곡한 것으로 알려진 '그대에게'는 성숙한 노랫말과 세련된 사운드로 오늘날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당시 대학가요제가 열린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신해철과 무한궤도가 이 곡을 부르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스크린을 통해 상영됐다.

합창이 끝나고 신해철이 체조경기장에서 '그대에게' 마지막 소설을 부르는 영상만 흘러나왔다. 이어진 생전 인터뷰 영상 속에서 그는 "젊었을 때 꿈이 있었느냐고 묻는데, 아직 꿈이 있느냐고 묻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대 뒤편을 가득 채운 스크린 속에서 신해철 영정 속 모습과 함께 '굿바이 마왕'이라는 자막이 새겨졌다.

신해철이 1990년 발표한 솔로 1집 수록곡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가 울려 퍼지고 출연자들이 뒤돌아서 스크린을 바라봤다. 공연장을 채운 팬들도 기립해 고인을 기렸다. 이 노래는 남은 자들을 위한 신해철의 작별 송 같았다. 출연자 중 막내인 배기성이 "해철이 형을 위해 큰 박수 주세요"라고 공연장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가득 찼다.

MBC 대학가요제 출신들의 모임인 '대학가요제회'(대가회)가 연 이날 행사에서 신해철을 추모한 무대의 모습이다. 신해철은 지난해 '대학가요제' 부활을 위한 대가회 기획팀장으로 활동했다. 지난달 27일 사망한 고인을 기리는 첫 공식 추모 무대다.

대학가요제는 그가 가요계에 데뷔하는데 결정적인 역을 했다.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가 실린 솔로 1집을 내는 데 큰 힘을 실은 이는 가왕 조용필(64)이다. 그는 88년 대학가요제 심사위원장이었다.

88년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에 밀려 금상을 차지한 주병선은 공연 도중 고인을 떠올리기도 했다. "신해철 씨보다 제가 노래는 잘했던 것 같다"면서 애틋한 마음을 돌려 표현했다.

무료로 배포된 대학가요제 카탈로그와 노래집에는 다른 출연자들과 함께 신해철의 생전 프로필 사진, '그대에게' 악보가 수록돼 계속 들춰보게 했다.

이날 공연을 본 서울에 사는 회사원 김모(43)씨는 오른손에 책자를 꼭 손에 쥐고 있었다. "대학가요제 당시 신해철에게 반한 뒤 비슷한 세대라 내내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오늘 무대를 보니 고인이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대가회 회원들은 지난달 28일 오후 6시 고인의 빈소에서 대가회 이름으로 단체 조문했다. 대학가요제에 참여한 밴드 '마그마' 출신 조하문 목사의 집례로 추모예배를 열었다.

영상 속 신해철 못지 않게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은 이날 무대에서만큼은 젊었다. MC를 맡은 임백천을 비롯해 정오차, 이재성, 스물하나 김한철, 조정희, 우순실, 에밀레 심재경, 조태선, 높은음자리, 원미연, 이정석, 조갑경, 이규석, 작품하나, 주병선, 배기성, 한인희, 김학래&임철우 등 18개 팀이 출연했다.

김학래 & 임철우 '내가', 이정석 '첫눈이 온다구요', 이규석 '기차와 소나무' 등 역대 대학가요제를 장식한 곡들이 울려 퍼졌다. '샤프'의 '연극이 끝난 후', '서울대 트리오'의 젊은 연인들',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 등 역대 대학가요제를 대표하는 선배 팀들의 노래를 후배들이 나눠 부르기도 했다.

약 3000석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가득 채우지는 못했다. 그러나 공연장을 찾은 중년의 대다수는 저마다 설레 했다. 오후 3시와 오후 7시 2차례 공연했다.

MBC대학가요제는 지난해 6월 시청률 하락과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폐지됐다. 하지만 방송사 안팎에서 유서 깊은 행사를 시청률의 논리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반발 움직임이 일었다. 대가회가 지난해 10월 '2013 대학가요제 포에버'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지난해 9월 당시 대가회 기획팀장이던 신해철은 MBC대학가요제 부활을 위한 '2013 대학가요제 포에버 기자회견'에서 "이대로 가만있을 수 없었다. 대학이라는 말에 응답이 있어야 한다. 훌륭한 곡이 나와도 그 앞에 대학이라는 말이 붙어 있을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이 시대야말로 대학가요제가 없어질 시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시인 곽재구의 시 '어느날 TV를 보며 2' 속 "더 이상 뛰지 말아 주게 젊은 대학생 가수여" 문구를 인용하기도 했다. "젊은 대학생 가수여 이제야말로 노래하라고 말하고 싶다. 대학생들로 하여금 세상에 대해 노래하게 하는 것. 사랑이든 노동이든 등록금이든 어떤 문제든 자기의 이야기를 노래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신해철 추모 무대는 당분간 이어진다. 신해철이 주축이던 록밴드 '넥스트'의 남은 멤버들은 12월27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신해철을 추모하는 공연 형태로 콘서트를 연다.

한편, 경찰은 신해철 유족이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고소한 S병원의 복강경 시술 장비와 연결된 서버를 분석 중이다. 이 병원은 신해철의 장협착 수술을 진행했다. 9일 S병원 원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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