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양 펜션 화재현장
[심일보 기자] 전남 담양군 대덕면 한 펜션의 바비큐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화재 사고로 또 다시 대학생 등 10명의 사상자가 나온 참극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17일 현재 바비큐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남 나주 동신대 1학년 고모 씨(19·여)와 정모(30), 송모(35), 류모 씨(40) 등 4명.

현장검증에서 이들은 바비큐장 출입문 바로 앞에서 서로를 껴안고 질식해 숨진채 발견됐다. 맨 아래에는 고씨가 깔려 있었다.

또 숨진 정 씨는 내년 1월 중순 오래 사귀어온 연인과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정 씨의 사촌형(36)은 “동생은 동아리 선후배 간 우의가 참 돈독하고 의협심과 배려심이 남달랐다”며 “동생이 불길을 피하기보다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을 내던진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정 씨는 고 씨를 온몸으로 감싼 채 숨져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펜션 별관의 바비큐장 바닥은 나무로, 벽은 샌드위치패널, 지붕은 억새를 이어 붙인 가건물 형태이다. 당연히 화재에 대비한 준비가 있어야했음에도 역시 업주의 부실운영과 당국의 관리소홀 등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한마디로 '無허가, 無점검, 無소방'의 예견된 인재로 참사를 부른 것이다.

담양경찰서 관계자는 “불이 난 바비큐장은 건축물대장에 포함되지 않은 불법건축물로 확인됐다”면서 “본관 옆 건물 2층에 있는 방갈로 등 3개 동 역시 불법건축물”이라고 밝혔다. 바비큐장은 펜션의 객실 배치도에도 나와 있지 않다.

H 펜션은 연면적이 1000㎡에 못 미쳐 안전 점검 대상도 아니었다. 2005년 5월 숙박업 허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한 펜션은 위생 점검 대상에만 포함돼 1년에 2차례 위생 점검을 해 왔다. 담양군 관계자는 “몇 년간 안전 점검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관리소홀과 무관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목이다.

불길이 옮겨 붙었다는 천장은 샌드위치패널에 억새를 엮어 얹은 형태로 가연성이 매우 컸다. 화재에 취약한 바비큐장임에도 변변한 소방시설도 없었다.

다른 행사 참가자는 “바비큐장에는 소화기가 없었고 다른 객실 부근에서 겨우 찾은 소화기는 1분도 안 돼 꺼져버렸다”고 말했다. 경찰의 현장 감식결과 펜션에는 총 9개의 소화기가 있었고, 이 중 3개는 10년 이상 낡은 제품이었다.

한편 경찰은 펜션 소유주의 남편인 최모(55)씨가 현직 기초자치단체 의원임을 확인하고 인허가 과정의 문제점 등도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신 훼손이 심해 정확한 신원과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과 DNA 검사를 의뢰했었다. 담양경찰서 관계자는 "17일 국과수로부터 DNA 결과를 받는대로 시신을 유족들에게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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