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희 기자]북한 호송조에 의해 프랑스 공항으로 끌려가다 극적으로 탈출한 북한의 엘리트 대학생은 '장성택 잔재 청산' 작업으로 숙청당한 인물의 아들인 한 모 씨인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특히 이번 사건은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그대로 노출해 최근 국제사회에서 타오르는 북한 인권문제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에 강제송환과정에서 탈출해 잠적한 북한 유학생 한모 씨는 부친이 지난해 말 장성택 처형 사건 여파에 휩쓸려 최근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 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에 다니던 한 모 씨는 현재 지인의 도움을 받아 은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씨는 북한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가 숙청당하고 나머지 가족들이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 것을 알고, 송환되면 처형될 위험을 느끼고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학교 측은 “한 씨가 지난 보름 이상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면서 프랑스 경찰도 긴급히 한 씨 소재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 주재 한국 대사관 역시 사건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씨에게 장성택 숙청의 여파가 미친 것은 북한이 작년 말 장성택 숙청 이후 그의 친인척과 최측근을 제거한 데 그치지 않고 1년 동안 지속적으로 대규모 숙청작업을 진행해왔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국가정보원도 지난 10월말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장성택의 ‘잔재’를 청산하는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북한은 작년 말 장성택 숙청을 전후로 그의 조카인 장용철 당시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 매형인 전용진 쿠바 대사, 박광철 스웨덴 대사, 홍영 유네스코 북한 대표부 부대표 등 최측근을 줄줄이 소환했다. 이 가운데 장용철과 전영진 등은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에서 공부하는 북한 유학생을 북한기관 요원들이 사실상 납치해 강제소환 하려던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프랑스와 북한 간 외교 마찰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 당국의 파리 유학생 강제송환 시도 사건은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결의안 처리와 맞물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여론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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