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부문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다는 소식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희비쌍곡선을 그렸다.

삼성에서 한화로 입양되는 삼성테크윈은 하한가로 곤두박질 친 반면 한화와 한화케미칼은 강세를 보였다.

26일 외환위기 이후 최고의 '빅딜' 소식에 투자자들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날 오전 10시39분 현재 삼성테크윈은 전날보다 5050원 하락해 하한가인 2만8850원까지 떨어졌다. 하한가 매도잔량만 137만주에 달하고 외국계 창구로 나온 물량은 16만주가 넘는다.

반면 한화케미칼은 450원(3.36%) 오른 1만3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 때 11% 넘는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화 역시 상승폭을 많이 반납했으나 강세는 유지되고 있다. 장 초반 10% 넘는 상승률을 보였던 한화는 현재 1.27% 오른 3만18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빅딜로 삼성그룹은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 핵심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을 마련했고 2조원에 가까운 실탄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화그룹 입장에서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라고 이번 빅딜의 셈법을 저울질 했다.

이 관계자는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등의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을 올리는 한편, 삼성이 보유한 다양한 기술과 노하우를 일부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한화의 주가가 차별화된 까닭은 '삼성'프리미엄이 그만큼 컸다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 한 연구원은 "삼성테크윈의 경우 삼성프리미엄 소멸로 주가 측면에선 당분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한화그룹이 삼성테크윈 인수를 계기로 방산부문에 보다 큰 역량을 집중할 경우 주가에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항공기 엔진부문에 한화의 미사일, 무인기 등이 결합할 경우 항공방산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시장 한편에서는 '삼성' 브랜드가 '한화'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전문인력 이탈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으나, 최근 시장상황을 볼 때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인력시장이나 기업들의 상황을 볼 때 이직이 쉬운 여건은 아닌데다 한화에서도 인력관리에 적잖은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한화는 방산부문에 긴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이번 삼성테크윈 인수를 계기로 주력사업 역량강화에 보다 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삼성종합화학 인수를 계기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석유화학 사업에서 덩치를 키우게 됐다는 점도 한화가 얻어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빅딜은 양사 모두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단기적으로는 주가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이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특히 삼성테크윈의 경우 '삼성' 프리미엄 소멸과 한화그룹 편입 후 변화상을 당분간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불확실성' 리스크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동부증권은 "삼성그룹에서 이탈했다는 아쉬움과 인수전후에 있을 수 있는 빅베스 우려감으로 주가약세가 이뤄질 수 있다"며 "방산과 항공기부품 등의 시너지를 보면 한화그룹 편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호재가 될 수 있으나 단기적인 투자심리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의 역사 자체가 방산과 석유화학이기 때문에 이번 삼성테크윈 인수를 계기로 핵심사업을 집중 육성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서로 ‘윈-윈했다는 생각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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