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가물 논란 재미 본 남양유업, 이번엔 인산염 논쟁

 

올 한해 ‘밀어내기’ 등 ‘갑질 횡포’ 물의를 일으켰던 남양유업이 이번에는 ‘노이즈 마케팅’논란에 휩싸였다.

커피에 사용되는 ‘인산염’을 두고 커피시장 1위인 동서식품을 자극하고 나서며 ‘첨가물’ 논쟁이 벌어졌다. 하지만 여론은 남양유업이 불필요한 마케팅으로 시장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남양유업이 카제인나트륨에 이어 또 첨가물 논쟁으로 재미를 보겠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번에는 남양유업이 ‘인산염’을 인체해 해로운 첨가물로 규정하며 제품홍보에 나서 또 한 차례 첨가물 전쟁을 시작했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지난 달 29일 전남 나주에 위치한 커피전용공장에서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Nouveau)’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누보의 가장 큰 특징은 산도조절 기능이 있어 커피믹스의 용해성 등 품질유지를 위해 크리머에 사용해 온 첨가물인 ‘인산염’을 뺀 커피라는 점을 강조했다.

남양유업 측은 인산염은 인과 나트륨, 칼륨 등이 결합된 물질로, 식품에서는 보통 산도조절제 등의 목적으로 콜라, 햄, 소시지, 라면, 치즈, 커피믹스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첨가물이지만 과잉 섭취해 체내 칼슘 함량과 불균형을 이룰 경우 골질환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커피믹스에 들어가는 첨가물중 80 %를 차지하는 카제인과 인산염을 빼고 이를 식품원료로 대체하는데 성공, 인산염을 쓰지 않고도 커피가 잘 용해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또 남양유업 관계자는 “인산염이 들어가지 않은 크리머를 제조하기 위해 인산염을 대체할 수 있는 50여종의 식품원료를 검토, 테스트 하는 등 3년여의 연구기간을 거쳤다”며 “품질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100 여회의 파일럿테스트와 50여회의 공정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인산염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임을 거듭 강조했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는 조금이라도 더 자연에 가까운 식품을 만들고자 하는 남양유업의 경영 철학이 담긴 제품” 이라며 “앞으로도 식품첨가물 제로에 도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이기 까지 했다. 남양유업은 커피믹스 광고에서도 인산염을 뺀 신제품이란 점을 강조했다.

남양유업은 첨가물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자연 식품 커피 개발을 최종 목표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산염을 쓰지 않고도 커피가 잘 용해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 출원한 상태다.

하지만 업계 1위인 동서식품이 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남양유업도 자사의 다른 제품에 버젓이 인산염을 사용하면서 불확실한 내용으로 소비자 불안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인은 인체를 구성하는 필수 미네랄이고, 인산염은 안전한 식품 첨가물”고 설명했다.

이어 “남양유업은 분유와 치즈, 우유, 두유 등 대부분 제품에도 인산염이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동서식품 측은 커피믹스를 통한 인 섭취는 인 섭취 전체의 1.6%에 불과하다며 인체 내 칼슘 감소는 인 때문이 아닌 혈액 안의 칼슘 농도 불균형 문제라고 지적하며 남양유업 측의 홍보에 대해 비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품업계에서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보태고 있다.인산염은 체내에 필요한 영양성분으로 하루 섭취량의 기준 또한 없다는 것이다. 인산염 논란이 일자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인산염을 위험물질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동서식품 측은 남양유업에 대해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면서도 이에 대한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기로 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일단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직까지는 공정위 제소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이 같은 내용을 소비자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말하며 소비자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남양유업이 이번 인산염 논란에 더욱 수세에 몰린 게 된 것은 앞서도 ‘노이즈 마케팅’ 논란을 일으켰다는 전례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이 과거 커피믹스의 카제인나트륨 논쟁으로 재미를 봤던 점을 지적하며 이번에도 인산염을 쓰지 않고 커피를 용해하는 기술 특허를 출원하는 등 첨가물 논란을 야기해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0년 남양유업은 커피믹스시장에 진출하면서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을 뺀 제품’이고 홍보하면서 첨가물 논쟁을 야기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동서식품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남양유업은 식약청으로부터 과장·비방광고로 시정명령을 받았다. 카제인나트륨은 우유 또는 탈지유의 단백질을 분리한 것으로 물에 잘 녹이기 위해 첨가하는 것으로 인체에 무해한 것이다.

당시 식약처와 한국식품안전연구원 등 관계기관에서 ‘인체에 무해한 물질’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이번 인산염 논쟁과 마찬가지로 남양유업이 카제인나트륨을 다른 제품에는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남양유업과 동서식품 간 카제인나트륨 첨가물 사용 여부를 두고 법정싸움으로 번 질만큼 길게 진행됐다.

논란이 지속된 만큼 시장에 미친 여파는 컸다. 당시 1조 원대 규모의 국내 커피시장에서 80%대 점유율을 독점하고 있던 동서식품은 카제인나트륨 논란에 70%로 점유율이 하락했다.

반면 뒤늦게 커피시장에 뛰어든 남양유업은 당시 11.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2위로 올라섰다.

당시 업계는 카제인나트륨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동서식품은 대표 상품인 프리마에 카제인나트륨을 천연 카제인으로 대체했다.

한편, 남양유업은 앞서 지난 5월 영업직원이 대리점장에게 내뱉은 욕설 녹취록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이른바 ‘밀어내기’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업계에서는 악재가 계속 거듭되자 이를 타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 ‘노이즈 마케팅’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거듭된 노이즈마케팅 논란으로 오히려 자충수가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