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만큼 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금속도 없다.

올해에는 가격이 보합세를 나타내면서 대체로 금 시세가 암울했다. 지난해에는 시세가 크게 변동한데 반해 올해는 확실히 지루한 보합세를 보였다.

올해 금 시세에 영향을 끼쳤던 굵직한 이슈 중에는 동유럽과 중동의 정세 불안도 있었다. 불안한 정세 때문에 위험회피(헤지)수단으로 금을 매수하는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수요 흐름에 영향을 주고 가격도 압박했다.

인도는 금 수입 제한 조치를 철폐해 모두를 놀라게 했고, 단숨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금 소비국으로 부상했다. 중국과 인도가 전 세계 금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스위스는 중앙은행이 자산의 20%를 금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법안을 표결에 부쳤다. 이 법안이 통과됐더라면 중앙은행이 금을 사모을 수밖에 없어 금값이 크게 상승했을 것이다. 그러나 스위스 국민들은 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고, 금 가격은 하락했다.

무엇보다 달러 가치의 꾸준한 상승이 올해를 통틀어 가장 큰 이슈로 꼽힐 것이다. 달러는 견실해지고 있는 미국 경제에 힘입어 가치가 상승해 왔다. 그 점이 금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골칫거리가 됐다. 보통 달러 강세가 금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2015년, 금값 약세와 강세를 각각 전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소개했다,

약세를 점치는 투자자들은 내년에 금값이 온스당 1,050~1,090달러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는 950달러 선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들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달러: 금은 달러화 표시 원자재이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금에 대한 수요와 가격이 하락한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달러 강세 때문에 계속 금 가격을 전망하기가 어려울 듯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유가: 유가 급락이 원자재 가격 지수를 압박해 금속 가격도 끌어내리고 있다. 도이치은행 애널리스트들은 “저유가가 S&P500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금 가격에 대한 지지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경제 성장: 중국, 유럽연합, 일본은 모두 경제 성장률 둔화가 우려된다고 경고해 왔다. 삭소은행의 원자재 전략 책임자 올레 한센은 “미국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고 경제 성장률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분명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유가 급락이 글로벌 물가 하락세에 부담을 가중시켰다. 그 결과, 중국 중앙은행은 경기 부양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또 머뭇거리던 유럽중앙은행(ECB)도 양적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금 가격 강세를 전망하는 이들은 온스당 1,200~1,238달러 사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온스당 1,500달러로 보는 이들도 일부 있었다. 금 가격 강세 전망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유가: 금 가격 강세를 점치는 이들은 유가 하락에 이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쓰이앤코의 데이비드 졸리 애널리스트는 “유가 하락이 수요 둔화와 더 관련있는 것이라면 사람들이 금을 안전자산으로 보게 될 것이며 이는 사실상 금에 상당히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정학적 상황: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금이 안전자산으로 크게 각광받지 못했지만, 안전자산이라는 지위가 여전히 금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고 언급했다. 아바트레이드의 나임 아슬람 애널리스트는 “특히 유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때문에 금융권과 기업계에서 일련의 디폴트(채무 불이행)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어느 누구도 이를 스트레스테스트(자산 건전성 심사)에 감안해 넣지 않았기 때문에 타격을 입은 국가들의 재정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의 결과로 금 강세장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현물 수요: 세계 2위의 금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가 금값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열렬한 소비자들이 가격 하락으로 이득을 보려고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현물 수요의 증가가 가격을 떠받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전망이 금 시세 전망을 지나치게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와인버그는 “과거를 살펴보면서 금리 인상이 반드시 금에 부정적이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금리가 실제로 인상되기 전에 금리 인상의 영향이 이미 금 가격에 반영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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