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포된 안산 주택가 인질범
[김홍배 기자]경기 안산에서 인질극을 벌이던 범인이 5시간이 넘는 경찰과의 대치 끝에 검거됐다.

40대 남성 김모(47)씨가 아내의 전남편 집을 찾아가 “별거하는 아내를 불러달라”며 의붓딸 등을 인질로 잡고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사망하는 끔찍한 사건이 13일 오전 벌어졌다.

이날 경기 안산 본오동의 주택가에서 벌어진 대낮 인질극은 40대 남성이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상석 안산상록경찰서장은 이날 오후 6시께 브리핑을 열어 "인질범 김모(47)씨는 지난 8월부터 별거한 아내와 연락이 잘 닿지 않자 외도를 의심해 전 남편 A(48)씨의 집을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오후 3시께 '아는 동생인데, 볼일이 있다'며 A씨의 지인(40대 추정·여)과 작은딸(16)만 있는 집에 침입했다.

김씨는 이어 같은 날 오후 9시께 A씨가 귀가하자 아내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고, 몸싸움 끝에 목 졸라 살해했다.

김씨는 12일 오후 11시께 A씨의 큰딸(17)이 귀가한 뒤부터는 집안에 있던 여성 3명을 끈 등으로 묶고 아내 B씨와 통화를 시도했다.

B씨는 12일 오후 내내 연락이 닿지 않았고 김씨는 13일 오전 통화가 연결된 B씨와 다시 말다툼을 벌이다 흥분해 작은딸을 흉기로 찌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씨와 B씨는 2007년 결혼한 사이로, 지난해 8월부터 별거 중이었다.

김씨와 통화한 후 이상한 낌새를 느낀 B씨는 13일 오전 9시36분께 "남편이 아이들을 인질로 데리고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신 서장은 "김씨가 작은딸을 흉기로 찌른 시점은 B씨가 경찰에 신고하기 전으로 보고 있다"며 "피해자들을 상대로 집안에서 벌어진 일을 조사해야 정확한 시점이 파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김씨와 5시간여 동안 대치하다 오후 2시25분께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5분만인 오후 2시30분께 검거했다.

A씨는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흉기에 찔린 작은딸은 경찰 진압 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현장에 있던 A씨와 큰딸은 충격을 받아 당시 상황을 진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도 충격이 심해 원스톱지원센터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고, 생존자 2명도 실어증에 걸린 것처럼 아무런 말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씨는 부인의 외도를 의심해 이 같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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