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인 '밤-혼'(26×27×235㎝, 브론즈, 1990)
[심일보 기자]충남 천안시 신부동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이 20일부터 4월19일까지 조각가 류인(1956∼1999)의 작품이 선보인다.

류인이 세상을 떠난 지 15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전시는 ‘불안 그리고 욕망’이란 제목으로 대형 조각 6점을 포함해 모두 21점을 내 놓았다.

류인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아버지 류경채(1920~1995)와 희곡작가였던 어머니(1921~2009) 사이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자의식과 흙에 대한 본능적 욕구로 조각가의 길을 걸었다.

1980년대 당시 추상과 설치작업이 지배적이던 한국 화단에 인체를 매개로 정밀하고도 힘 있게 묘사한 구상조각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중앙 미술대전 특선, 문체부가 수여한 ‘오늘의 젊은 작가상’ 등을 받았다.

이후 형상적 요소가 접목된 새로운 구상조각을 선보였다. 최초로 조각과 설치미술을 결합한 작품도 발표했다. 그는 잦은 음주와 지병인 결핵과 관절염, 간경화까지 겹쳐 43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천재 작가의 사망은 그의 삶 만큼이나 아쉬움을 주고 있다.

류인은 근현대 조각의 구상주의 전통을 이어받았으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조각가이자 새로운 표현을 과감히 모색했던 진행형의 작가로 평가받았다. 인체를 표현수단으로 형태를 과감히 생략, 대체시키며 인간이 지닌 내적 불안, 억압과 이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욕망을 작품에 풀어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급행열차-시대의 변’ ‘지각의 주’ ‘부활-조용한 새벽’ ‘파란Ⅱ’ 등의 대형 조각과 ‘황색음-묻혔던 숲’과 같이 조각과 설치작업을 접목한 작업뿐 아니라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초기작부터 마지막 작품까지 총망라된다. 브론즈 주물이 아닌 원본 작품이 포함됐다.

서울 종로구 원서동 아라리오 뮤지움 인 스페이스에서는 작가가 생존 당시 직접 주물을 뜬 초기작이며 작가 최초의 미술대전 수상작인 ‘심저’를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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