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없어서 못 먹는다는 '허니버터칩'
[김홍배 기자]"허니버터칩 박스로 팝니다"

인터넷 중고 직거래 사이트에서 허니버터칩을 박스째 판다고 속여 100명이 넘는 사람들로부터 1000여만원을 가로채고 잠적한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6일 경찰과 중고 직거래 사이트 '번개장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만물상사'란 이름으로 이 사이트에 개설된 온라인 상점에서 허니버터칩을 1박스당 2만3800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왔다.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품귀현상까지 불러온 허니버터칩을 박스째 구입할 수 있다는 글에 많은 사람들이 돈을 입금하고 물건이 배송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두달이 넘도록 물건은 배송되지 않았고 급기야 15일 밤 해당사이트에는 돈을 입금했는데 물건을 받지 못했다는 피해 글이 올라오면서 사건이 불거지게 됐다.

이후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댓글을 단 사람들이 수십명에 달했다.

피해자들이 개설한 단체 채팅방에는 120여명이 피해를 주장하고 있으며, 액수만도 13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트 댓글에 한 피해자는 "A씨가 약속된 배송일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지난 14~15일 물건을 배송할 것이라고 한 뒤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현재 피해자를 모으고 있는데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A씨가 개설한 온라인 상점은 폐쇄되고 글도 모두 삭제된 상태다. A씨는 이 과정에서 3개 이상의 전화번호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 가운데 일부는 이미 A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했다. 나머지 피해자들도 A씨를 거주지 인근 경찰서에 고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보니 원래 가격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고 심지어 이를 악용한 물품사기까지 등장했다"며 "거래 전 상대방의 사기 전력을 확인하고 직거래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니버터칩 제조사인 해태제과 관계자는 "내부 조사를 거친 결과 1300만원 어치의 사기 사건이 일어날 정도로 한 거래처에 물량이 배정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온라인 게시판에서 대량으로 판다는 글이 올라오면 주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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