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영상인 '장사의 기술'
"병영사람들은 말 꼬리로 만든 붓 12자루만 있으면 밖에 나가서 1년 먹을 것을 벌어온다"

전남 강진군에 전해내려온 이 말은 병영상인(兵營商人)의 뿌리깊은 장사꾼 기질을 나타낸다. 이 같은 강진 병영상인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 발간돼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 강진일보 주희춘 편집국장이 집필한 '장사의 기술'(한국경제신문 출판·1만5000원)에 따르면 병영상인은 조선 태종 17년(1417) 전라병영이 강진군 병영면으로 옮겨오면서 세력을 형성한 상인집단이다.

전라도와 제주도까지 관할하는 군대가 들어오면서 막대한 물품 소비처가 생겼고 병영성 주변에는 2000호가 넘는 민가가 들어섰다.

병영과 민간에 물품을 공급하는 상인들이 필요했으며 이 과정에서 병영성 주변엔 자연스럽게 상업이 발달했다.

주 국장은 5년 동안 전국을 누비면서 이렇게 형성된 병영상인의 역사를 생생하게 책으로 엮었다.

특히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재까지 이어져온 그들의 활약상을 소개하고 있다.

또 병영의 대표적 거상들과 600년 역사를 이어온 상업 노하우, 거상 후예들의 근현대 활동 등을 풍부한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600년 병영상인의 장사 수완을 8가지로 정리하기도 했다. 그 비결로는 전국적인 유통망과 효율적 관리, 과감한 투자, 도전 정신과 겸손의 미덕, 지리적 환경의 이점, 광범위한 시장 개척, 신용과 친절 중시, 장사만 고집하는 프로 근성 등을 꼽았다.

주 국장은 "개성상인의 그늘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병영상인의 자취를 찾아 관련 자료를 찾고 증언을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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