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펑싱궈 CSCL 부사장(가운데)과 배종천 현대중공업 상무(가운데 왼쪽)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 최대 1만9000TEU급 컨테이너선 착공식이 열리고 있다.
 [김선숙 기자] 수주금액으로 세계 1위.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는 전년 대비 약 34.9% 증가한 411억 달러를 수주했다.
중국이 지난해 선박 1007척(1991만1944CGT·326억8944만달러)을 수주, 양적으로는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기술력면에서 국내 조선업체들을 따라 잡기는 역부족이다. 세계 최초, 최대 기록은 아직 국내 조선업체들 몫이다.

국내 업체간 기술 경쟁도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도 이들 업체간에 보이지 않는 경쟁은 한국 조선업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부동의 1위 조선사'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지난 20일 중국 차이나쉬핑컨테이너라인(CSCL)사로부터 수주한 1만9000TEU(1TEU는 길이 20ft 컨테이너 박스 1개)의 착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발주된 컨테이너선 중 최대 크기다. 길이 400m, 폭 58.6m, 높이 30.5m로 축구장 4배의 면적이다. 현대중공업이 이 배를 완공하면 기존 대우조선해양이 가지고 있던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 부문의 기록(1만8270TEU급)이 깨진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11월께 컨테이너선을 완공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1983년 이래 부동의 세계 1위 조선사로써 최초와 최대의 새 역사를 줄기차게 써내려왔다.

현대중공업은 1994년 6월 국내 최초로 LNG선 '현대유토피아호'를 건조한 데 이어 불과 5년만에 사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LNG선을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다.

세계 조선업체 중 최단기간인 30년만에 1000척 건조기록도 지난 2002년 2월 수립했고, 지난 2005년에는 1만TEU(1TEU는 길이 20ft 컨테이너 박스 1개)급 컨테이너선을 처음으로 수주하며 1만TEU 시대를 열었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첫 이지스함 건조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07년 5월 '세종대왕함'을 건조하며 국내 해군사를 새로 썼다.

이와 함께 세계 최초 선박용 대형엔진 생산누계 1억 마력 돌파(2010년 9월), 세계 최초 신조(新造) LNG FSRU 수주(2011년 6월), 국내 최초 LNG FPSO 독자모델 개발(2012년 1월), 세계 최초 선박인도 1억t 달성(2012년 3월) 등 숱한 조선업 최초의 기록들을 남겼다.

현대중공업은 기네스에도 세 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1986년 12월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36만5000t급 철광석운반선이 세계 최대 화물선으로 기네스 신기록을 수립했다. 또 세계 최초 단일기업 방문자 1000만명 돌파(1992년 6월), 2만 3600t급 육상리프팅(2011년 12월)으로 세계 최대 중량물 부문 기네스 기록을 보유했다.

최대 기록도 다수 보유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 2월 세계 최대 해양설비운반선 수주했고, 지난해는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세계일류상품'에 37개 품목의 이름을 올리며 국내 최다 타이틀을 보유 중이다.

◇대우조선해양,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FPSO 건조

대우조선해양은 아직까지는 현존하는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건조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6월 덴마크 A.P. 몰러-머스크(Moller-Maersk)사에서 발주한 1만8270TEU급 컨테이너선을 완공, 세계 최대 기록을 거머쥐었다. 축구장 4개 크기의 갑판으로 길이 399m, 폭 59m에 달하는 초대형 선박이다.

또 지난 2011년 완공한 파즈플로 FPSO도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선박이다. 길이 325m, 폭 61m, 높이 32m로 자체무게 12만t에 달한다.

프랑스 토탈(Total)사의 의뢰로 완공된 파즈플로 FPSO는 우리나라 하루 석유 사용량과 맞먹는 190만 배럴(약 26만t)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크기다. 또 하루 평균 22만 배럴의 원유와 44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2년에는 세계 최초로 해양부문 수주액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조선업계에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시 해양부문에서 105억 달러(14기)를 수주하며 업계의 판도를 뒤바꿔 놓았다. 그해 대우조선의 연간 수주액(143억달러) 중 해양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73.5%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은 기네스북에도 이름이 올라가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거제 옥포조선소에 보유 중인 제1드라이독은 세계 최대 크기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축구장 11개 면적과 맞먹는 크기로, 길이 530m, 폭 131m, 높이 14.5m다.

이와 함께 반잠수식 시추선(Semi-submersible drilling rig) 세계 최다 수주 실적(25기·82억 달러), 세계 최초∙최다 LNG-RV(LNG 재기화운반선) 수주 및 건조(2002년 5월), 세계 최대 LNG-FSRU(부유식 LNG 저장∙재기화설비) 수주(2013년 12월) 등도 대우조선해양이 자랑하는 세계 최초·최대 기록이다.

◇삼성중공업, 가장 무거운 20만t급 선박 건조

삼성중공업은 현존하는 배 중 가장 무거운 배를 건조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1월 로열더치셸사로부터 수주한 세계 최초의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프리루드(Prelude) FLNG'. 길이 488m, 폭 74m, 높이 110m다.

이 배의 중량은 약 20만t.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모함조차 10만t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건조된 어떤 선박과 해양설비보다도 크고 무거운 설비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프리루드(Prelde) FLNG를 바다 위에 띄우는 진수식을 진행한 상태로, 향후 2년간 해상에서 선체 내부 LNG 저장탱크 제작, 상부 플랜트 설비 설치, 내외부 의장 작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전세계 조선소에서 진수된 그 어떤 선박과 해양설비보다도 크고 무거운 설비일 것"이라며 "이 설비가 물에 잠기는 예상 깊이와 진수 당일의 해수면 높이 등을 종합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등 진수 작업을 위해 만전을 기했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의 극지용 드릴십 건조 기록도 삼성중공업의 차지다.

삼성중공업은 2012년 3월 스웨덴 스테나사로부터 수주한 세계 최초의 극지용 드릴십을 건조했다. 선가만 9억4600만 달러를 호가하는 드릴십 사상 최고 가격이다.

이 드릴십은 세계 최초로 내빙 설계를 적용, 선체 두께만 4㎝에 달한다. 또 기자재 보온처리를 통해 영하 40℃의 혹한에서도 견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극지의 높은 파고와 강풍에도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위치제어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또 삼성중공업은 현존하는 LNG선 중 가장 큰 선박을 건조한 이력이 있다. 지난 2008년 7월에 건조한 26만6000㎥급 LNG선 모자(Mozah). 선박의 길이는 345m, 폭 54m, 높이는 27m다.

카타르 왕비의 이름이 붙은 이 선박은 카타르 국영선사(QGTC)가 보유, 운항 중이다. 2006년 수주 당시 사상 최고가 2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건조기간에만 28개월이 걸렸다.

이 배는 국내 LNG 총소비량 이틀치에 해당하는 26만6000㎥의 LNG를 싣고 19.5㏏(노트)의 속도로 운항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대 규모 해양플랫폼 '필툰 B(Piltun-B)'를 지난 2007년 5월 완공한 바 있다.

40층 빌딩 높이에 해당하는 가로 100m, 세로 105m, 높이 120m의 대규모 해양플랫폼으로, 육상에서 조립이 완료된 사상 최대 해양 플랫폼으로 널리 알려졌다. 사할린 섬 동쪽 16㎞ 해상에 설치돼, 하루 260만㎥의 천연 가스와 7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플랫폼 내부에 설치된 전선이 1200㎞, 파이프 길이만 75㎞에 으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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