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정문
[심일보 기자] "내가 딱 너를 보는 순간, 아 얘는 내 여자 친구감이다. 네가 처녀니까 그건 지키고. 뽀뽀하고 허그를 하고 안고 뒹굴고 온갖 짓을 다 하지만 그건 지켜줄게"

"넌 괴롭지? 교수가 뽀뽀해달라고 하는데 해줄 수도 없고 안 해줄 수도 없고. 네가 교수하고 싶다고 하면 내가 또 챙겨줘야지"

서울대 수리과학부 강석진 교수가 피해 학생에 한 있다.

강석진 교수의 범행은 검찰의 수사 기록으로 공개됐는데, 피해 학생들의 증언을 모아 보면 일정한 패턴을 띠고 반복된 것으로 나타나는 걸로 드러났다.

서울대 수리과학부 강석진 교수의 성희롱 발언을 녹음했다는 파일이 공개돼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해당 녹음 파일은 수업 뒤풀이 술자리 등에서 학생들이 피해를 우려해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모 방송사가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강 교수는 학생들에게 "내가 딱 너를 보는 순간, 아 얘는 내 여자 친구감이다. 네가 처녀니까 그건 지키고. 뽀뽀하고 허그를 하고 안고 뒹굴고 온갖 짓을 다 하지만 그건 지켜줄게"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어 학점을 빌미로 학생들에게 신체 접촉을 요구했다.

강 교수는 "야, 이 자식아! 뽀뽀하면 입술이 닳느냐 이빨이 부러지느냐. 다시는 이런 기회 없다. 교수님이랑 어떻게 뽀뽀할 수 있겠냐? 나한테 카톡할 때 '오빠'다, '교수님' 하면 너 F(학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납득하기 힘든 논리도 내세워 일부 여학생들을 회유하기도 했다.

강교수는 "천하의 A(본인)의 애인이 됐다는 건 조상의 은덕이다. 네가 나를 기분 좋게 해주면 내가 연구를 많이 하고 그게 인류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A씨의 경우 강석진 교수로부터 추행 받고 나서 연락을 끊었다가 "3년 만에 다시 만난 자리에서 또다시 당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상담을 받으려고 강남에 있는 식당에서 강석진 교수와 식사하고 술을 마신 뒤 강제로 입술에 키스를 당하는 추행을 겪었다는 것이다.

강석진 교수는 A씨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계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강 교수는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한편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한 남학생이 '각 학년당 피해자는 한두 명씩 있었다'고 진술했다"며 "강 교수가 지도교수로 지낸 동아리에는 강 교수에 대한 대응수칙까지 만들어져 전해 내려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대 대학원생들은 교수들의 성범죄에 대응하는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또 서울대는 학생들의 신고 내용이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대 인권센터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A 교수가 학생들을 대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보고, 총장 직권으로 A 교수를 교수 직무에서 배제했다"며 "조사결과 학칙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면 총장에게 징계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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