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창당 행보에 위기감 느낀 듯

 

지방선거 겨냥 입지 확대의도도…朴정부 실책도 영향

박근혜 정부 1년을 결산 하는 시점에서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문재인 의원, 손학규 상임고문,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이 연이어 차기대권 도전의사를 공개적으로 천명해 정치권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입장 표명은 이제 임기 1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너무 빠른 것으로 보이나, 이들은 안철수 신당 창당에 따른 위기감, 기대에 못 미친다는 임기 1년간의 평가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압박 등 다양한 정치적 포석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문재인 의원은 최근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를 내놓고 북콘서트를 하면서 차기 대선에서 역할이 주어지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학규 고문도 지난 16일 자신의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 송년회에서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자고 다짐하고 있다. 제 스스로의 위치와 위상에 연연하지 않고 그동안 나를 성원해준 국민에게 빚 갚는 자세로 나를 바치겠다고 다짐한다"며 역할이 주어지면 굳이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희정 지사도 지난 17일 충남도청에서 송년기자회견을 열어 "김대중·노무현을 잇는 장자로서 집안(민주당)을 이어가겠다"며 사실상 대권 도전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밖에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정세균 고문도 국회 내 국정권개혁특별위원장으로서 공개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고, 17대 대선후보를 지낸 정동영 고문 역시 '10년 후 통일'이란 제목의 저서를 내는 등 통일 분야 특화 지도자로서 이미지 쌓기에 열중하고 있다.

민주당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들의 행보는 안 의원이 최근 신당 창당을 선언, 차기 대권 행보에 나서면서 이들도 여기에 뒤처질수 없다는 나름의 위기의식이 발동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자 야권 재편이 수면으로 떠올랐고 이에 따라 야권 내 대표주자들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공개행보가 필수불가결해졌다는 것이다.

자칫 안 의원에게 주도권을 뺏길 경우 향후 정당간 통합 내지 연대과정에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이들로 하여금 앞다퉈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하는 조건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세 불리기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현 시점에서 자신의 위상을 높여놔야 향후 공천과정에서 당에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에서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얼마나 당선시키느냐에 따라 당내 입지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선거를 반년 남긴 현 시점은 대선주자급 인사들로서는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는 때이기도 하다.

이 밖에 박근혜정부의 잇따른 실책이 민주당 대선주자들에게 활약할 공간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 등 현안을 매듭짓고 약속대로 대통합 행보를 이어갔다면 여론은 야권 대선주자들에게 공개행보를 자제하고 대통령을 지켜보라는 보이지 않는 압력을 넣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련의 정국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재인 의원 등은 지나치게 이른 공개행보 아니냐는 비판에 '1년간 참아왔지만 이제는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게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비판을 일축하고 있다.

향후 대선개입 사건 수사 추이와 국정원개혁특위 성과 등 각종 변수들이 남아있는 가운데 야권 대선주자들의 이 같은 공개행보가 유권자들에게 '박 대통령 흔들기'로 비칠지 아니면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으로 인식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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