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여제자를 성추행한 서울의 한 여대 교수가 해당 대학 총장의 직접 고발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덕성여대는 "최근 박상임 총장 직무대리 명의로 A교수를 여제자 성추행 혐의로 도봉경찰서에 고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덕성여대 A교수는 지난해 2월 “저녁이나 같이 먹자”며 여제자 한 명을 불러내 술을 마신 뒤 입을 맞추는 등 강제 추행했다는 것. 피해 학생은 불면증ㆍ우울증 등에 시달리다 학교 측에 이 사실을 알렸다고 것이다.

덕성여대는 지난해 12월 B양의 신고를 받은 뒤 두 차례의 성희롱·성폭력 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진상조사를 벌였다.

지난해 12월 24일 피해 학생의 신고를 접수한 학교 측은 즉각 성희롱ㆍ성폭력 대책위원회 회의를 세 차례 열어 A교수의 녹취록과 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확보했다. A교수는 지난 3일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으며 현재 직위해제된 상태다.

학교 측은 A교수의 해명과 B양의 진술을 검토한 다음 A교수에게 B양에 대한 접근 금지와 문자메시지 발송 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에 박상임 덕성여대 총장 직무대리는 "해당 교수를 학생들로부터 격리하기 위해 직위해제 조치하고 증언, 휴대전화 메시지, 녹취록, 탄원서 등의 증거를 종합, 검토한 결과 해당 교수의 혐의 사실에 분명한 상당성이 있다는 판단 아래 법률 자문을 받아 수사기관에 총장 명의로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총장 명의로 고발한 이유에 대해서는 "접수된 내용이 법률적 검토 결과 범죄 행위에 해당된다는 점과 수많은 고민과 고통을 받았을 피해자가 직접 수사기관에 처벌까지 구하도록 하는 것은 학생을 보호할 엄격한 의무와 책임이 있는 학교의 당위적 태도가 결코 아니라는 점, 교육부 공문 또한 교원 성범죄 예방 및 발생 시 이에 대한 처리를 철저하게 하도록 지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총장 직무대리는 "저는 덕성여대의 선배이자 총장 직무대리로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받은 피해 학생에게 진심으로 안타까운 마음과 유감을 표한다"며 "임기를 떠나 피해 학생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과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A교수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신 것은 맞으나 성추행한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 또한 "아직 조사 중이며 혐의가 확인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만간 A교수를 불러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시사플러스>는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A교수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연락을 취했지만 A교수는 전화를 꺼 놓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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