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채권 평가이익 및 기업공개(IPO) 수익에 힘입어 실적 호전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5년 연속 증권업계 최대 이익을 내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이 눈에 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3700억원 규모다. 이 중 삼성증권이 2294억원으로 1위, 한국투자증권이 2275억원로 2위에 랭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증권이 삼성자산운용 등을 매각해 얻은 일회성 이익을 고려하면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이 3067억원의 영업이익을 통해 1위를 달렸고, KDB대우증권 2698억원, 미래에셋증권 2051억원 , 삼성증권 167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연금펀드 자산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연금펀드 자산은 한국투신운용 1조255억원, 밸류자산운용 7940억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향후 고령화, 저성장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연 10~15%의 꾸준한 자산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SDS, 쿠쿠전자, 휴메딕스, SKC코오롱PI 등 굵직한 기업공개(IPO)를 주관한 것도 실적 호조에 도움을 줬다.

삼성증권의 경우에는 구조조정으로 영업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명예퇴직 비용과 삼성자산운용 지분 매각에 따른 이익 등에 힘입어 229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 속도 둔화와 ELS 상환 축소 등으로 상품이익이 축소된 측면이 있다"며 "중국의 금리 인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변경 등을 고려할 때 올 상반기 상품이익의 훼손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의 경우 지난해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되면서 채권운용이익이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이 운용하는 채권의 규모는 15조원에 달한다. 대우증권은 또 지난해 IPO시장에서 제일모직의 단독 주관사를 맡기도 했다.

손미지 연구원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인하됐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가 없다면 올해 운용 부담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외화채권 운용을 통해 운용수익을 방어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증권사들에 호재가 될만한 이벤트들이 이미 지난해 반영된 만큼 올해 이익은 그리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올해 금리를 올릴 경우 한국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채권평가액이 낮아져 이익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오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워낙 평가가 좋았던데다가 수수료율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대형사 위주로 잘해야 지난해 정도가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