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지난해 4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 ‘인생은 짧아요, 바람피세요’ 등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홍보 문구를 내세우며 수만 명의 국내 이용자를 회원으로 모집해 온 기혼남녀의 만남을 중개하는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이 한국에서 철퇴를 맞은 이후 서비스를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이트는 그간 국내 접속이 차단됐지만 최근 간통죄가 폐지된 직후 도메인(웹사이트 주소)을 몰래 바꾸고 서비스를 다시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규제 당국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도 이날 사이트 접속차단 결정을 철회함에 따라 향후 애슐리 매디슨의 국내 사업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문제의 애슐리 매디슨은 한국어 사이트(www.ashleymadison.co.kr)는 접속이 가능한 상태로 한국에서의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인이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회원 가입과 로그인을 유도하는 첫 화면에는 "인생은 짧습니다. 연애하세요"라는 글이 나온다. 

하단에는 "당사는 가장 인정받고 가장 많이 알려진 혼외 관계 회사입니다. 당사의 기혼자 데이팅 서비스는 확실합니다. 당사는 바람피우는 배우자를 찾는 데 있어 가장 성공적인 웹사이트입니다"라는 소개 문구도 있다. 

특히 해당 사이트는 국내 기업용 도메인주소인 'co.kr'를 사용하고 있다.

한 인터넷 전문가는 "애슐리 매디슨은 지난달 26일 헌법재판소가 62년 만에 간통죄를 폐지하자 한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첫 서비스 당시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쳤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라고 밝혔다. 

2001년 캐나다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애슐리 메디슨은 미국과 대만, 브라질, 멕시코 등에서 인기를 모았다. 이후 홍콩과 일본 등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했는데 이 두 나라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아시아권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애슐리 매디슨은 이후 싱가포르에 이어 작년 3월에는 국내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단숨에 수만 명의 이용자를 회원으로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불륜·간통을 조장한다는 논란과 함께 사회 문제로 이슈화되자 작년 4월 방통심의위는 통신심의소위원회에서 시정요구(접속차단)를 결정했다.
 
당시 방통심의위는 “‘애슐리 매디슨’의 불법·유해성 여부를 검토한 결과 기혼남녀를 대상으로 혼외 성관계를 중개할 목적으로 회원 가입 때 개인의 성적 취향, 성관계 의사 등을 표시하도록 하고 자기소개를 통해 성관계를 포함한 만남을 원하는 내용 등을 게재한 것은 일반인의 간통을 방조하거나 조장해 사회적 해악의 확산과 건전한 법질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기존에 간통죄 방조의 우려가 있어 사이트를 차단했지만, 간통죄 위헌 판결이 나면서 해당 결정의 근거가 사라졌다"며 "추후 성범죄나 다른 범죄로 악용될 수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계속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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