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시장점검회의 소집 등 금융당국 비상체제 돌입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에 국내 금융당국이 비상체제에 돌입하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이미 미국의 출구전략은 예고된 바 있으며, 불확실성 해소로 인식되고 있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때문에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경제부처와 금융당국이 시장을 점검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기재부는 19일 은성수 국제경제관리관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시장불안 조짐이 발생 시 관계부처와 협조해 컨틴젼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을 세웠다.

현오석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같은 예측을 내놓으면서도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이미 시장에 선(先)반영된 측면이 있고 양호한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과 최근 한국물 지표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자본 유출입 압력 등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도 같은 시간 박원식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열고 24시간 비상점검체제를 가동했다.

박 부총재는 이 자리에서 "(축소규모가) 시장 예상에 부합해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시장 전개성에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상당한 경계감을 갖고 모니터링 하되, 필요시 시장안정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신운 조사국장도 "시장 컨센서스 범위에서 테이퍼링이 단행됐지만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는 모르는 일"이라면서 "영향이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남영 금융시장부장도 "시장이 열려봐야 아는 것이나, 불확실성은 상당하다"고 언급했다.

한은이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소집한 것은 지난 9월 미 FOMC 회의 이후 금융시장의 동향을 체크하기 위해 연 뒤 3개월여 만이다.

금융당국은 이미 지난 13일부터 비상금융대책반을 구성해 운영 중으로,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필요할 경우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단계별 대응방안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18일(현지시간) 이틀간의 FOMC 직후 성명서를 통해 월 850억 달러인 양적완화 규모를 750억 달러로 100억 달러 축소하기로 했다.

다만 연준은 "실업률이 6.5%를 웃돌고 향후 1~2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이 2.5%를 넘어서지 않는 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겠다"는 기존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를 종전대로 유지했다.

시장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92.71포인트(1.84%) 오른 1만6167.97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29.65포인트(1.66%) 오른 1810.65에, 나스닥종합지수는 46.38포인트(1.15%) 상승한 4070.06으로 각각 장을 끝냈다.

또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는 2.888%로 전날보다 0.044%포인트 오르는 등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신뢰와 불확실성 해소로 인식하면서 해외 증시가 동반 상승했다.

국내 증시도 강세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1974.63)보다 22.16포인트(1.12%) 오른 1996.79에 출발했다. 지수가 1990선을 회복한 것은 종가 기준 지난 10일(1993.45) 이후 7거래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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