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직원 매수 정보 빼낸 금호석유화학 고소

[윤제현 기자] 3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삼구 회장 비서실 자료를 몰래 빼낸 혐의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운전기사와 그룹 보안용역직원을 경찰에 고소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경찰서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운전기사인 부장 A씨와 금호아시아나 그룹 보안용역직원 B씨를 '방실침입 및 배임수·증재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보안용역직원 B씨의 자술서에 따르면 A씨는 2011년부터 B씨에게 모두 80여 회에 걸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비서실 문서를 촬영토록 했다. B씨는 A씨에게 향응을 제공받고 촬영한 사진을 문서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A씨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했다는 것.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현재 B씨가 그룹 비서실에서 관리하는 문서를 촬영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한 상태.<사진>

 

 또 다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친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간의 ‘형제의 난’이 되풀이 될 조짐이다.

 앞서 박찬구 회장이 지난달 16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금호家 형제 갈등'이 화해국면으로 바뀔지 관심이 모아졌다. 박 회장은 지난 2011년 대우건설 매각 관련 사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동안 박찬구 회장은 금호아시아나 측의 제보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보복 차원에서 계열분리, '금호'상표권을 둘러싼 소송을 제기해왔다.

 재계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의 이번 수사 의뢰로 금호家 형제 갈등이 되풀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가 금호석화 측의 사주를 받은 보안용역직원이 회장 비서실의 자료를 몰래 빼냈다고 판단하고 있는 데다 기존과 달리 경찰 수사라는 강경책을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고소장을 통해 금호석화 측이 빼돌린 문건, 범행을 사주한 배후, 범행 과정에서 금품수수 등 금전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금호아시아나의 수사 의뢰는 최근 박삼구 회장의 '외유성 골프투어' 관련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한 보복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의 수사 의뢰가 보복 차원이라면 형제간 갈등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금호산업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중임에도 불구하고 지인, 동문 등을 초청해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 해외를 돌며 골프투어를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났는데 금호석화 측이 이를 언론에 제보했다는 얘기가 돌았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석화는 금호아시아나의 수사 의뢰 내용 등을 파악 중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당혹스럽다"면서 "사태가 파악되면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가 연루된 내부자료 유출 사건이 발생하며서 형제간 갈등은 또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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