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수도권 1순위 자격이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 새로운 청약제도가 개편된 지 한달이 지나면서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잉와 함께 새로운 청약제도가 이번 기회에 내집마련 기회를 잡겠다는 실수요자들로 분양시장의 열기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청약통장 1순위 가입자는 991만422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청약제도 개편 이전인 1월 말(748만6313명)보다 32.4%(242만7916명) 늘어난 수치"라고 밝혔다.

높은 관심만큼 지난달 전국에 분양한 단지들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 1순위 마감행진을 벌였다.

대우산업개발이 광주 북구에 분양한 '이안 광주첨단' 아파트는 지난 25일 최고 236대 1의 경쟁률로 청약 1순위에 마감했다. 1가구를 모집한 84㎡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20가구를 모집한 94㎡도 153대 1을 기록했다.

부산 남구 문현동 일대에 들어설 '국제금융센터역 범양레우스 더 퍼스트'의 경우 소형평대인 전용면적 84㎡는 118.5대 1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전 평형도 평균 55.7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393가구 1순위 청약을 접수한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6.0'에는 2만4701명이 청약해 평균 62.8대1로 전 면적대가 마감됐다.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5.0'은 평균 55대1의 경쟁률로 동탄2신도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청약 흥행몰이를 톡톡히 했던 '울산 드림in시티 에일린의 뜰 2차'(626가구 일반분양)에도 1순위에만 2만2873명이 청약해 평균 36대1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청약제도 개편의 호재로 인해 주택시장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들도 내달 공급 물량을 쏟아내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4월 신규분양 예정 아파트는 전월(4만2533가구) 대비 33.56%(1만4275가구) 급증한 전국 5만6808가구로 예상된다. 이는 역대 최대물량인 2007년 12월(5만4843가구)보다 더 많은 수치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분양시장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전세난에 쫓긴 사람들 중 이번 청약제조 개편으로 청약1순위가 되면서 내집마련의 기회를 얻은 사람이 많다"며 "이번 청약열기는 투기수요가 아닌 실수요자 위주로 이뤄져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리서치 팀장은 "분양시장의 호재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작년부터 얼어붙었던 분양시장이 풀리고 있던 가운데 청약제도 개편으로 열기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뜨거운 열기 못지않게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높은 청약경쟁률이 나타나고 있지만 늘어난 수요가 인기 단지로 집중되는 '쏠림현상'을 보였다. 인기단지와 비인기단지 사이에 청약 경쟁률이 벌어져 '청약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단지별 '청약 양극화'는 확연히 드러났다.

'미분양의 무덤'이라 불렸던 김포도 '순위 내 마감'이란 쾌거를 기록했지만, 1%대 경쟁률에 머물렀다. GS건설의 김포 '한강센트럴자이 2차'는 전체 587가구 모집에 841명이 몰려 평균 1.43대 1로 마감했다.

심지어 미분양이 난 곳도 있었다. 지난주에 분양한 전국 62개 단지 중 14개는 순위 내 마감하지 못했다. 경북 예천과 경기 용인 일부 지역에서는 미분양 사태가 벌어졌다.

일부지역에서 분양된 단지의 경쟁률이 100대 1을 넘긴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다.

특히 시세 대비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아파트 분양에 '청약대박'을 노리고 1순위 청약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서 청약양극화는 심해졌다.

임병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대구나 광주에 수요가 몰렸고 강남권 재건축 단지나 위례신도시, 동탄과 마곡 등에 수요가 몰렸다"며 "청약 자격자가 늘어났지만 선호도가 떨어지는 곳까지 수요가 집중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아무리 청약1순위가 되더라도 선호하지 않는 지역에는 청약을 넣지 않는다"며 "이런 쏠림현상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양열기가 자칫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박 전문위원은 "투기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며 "지금은 괜찮지만 자칫 지나치게 경쟁이 심해지면 분양권 불법 전매, 다운계약서 등이 성행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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