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고급 승용차 5대를 가지고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억대의 보험금을 챙긴 일가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잦은 사고를 내 여러 보험사로부터 보험사기 의심 대상에 올랐고, 결국 경찰의 금용계좌추적과 의료기록 분석, 통신망 수사로 덜미가 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억대의 보험금을 타 낸 이모(48)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행에 가담한 아내 유모(45)씨와 아들 이모(2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준 병원장 유모(61)씨와 병원사무장 박모(48)씨 등 2명을 사기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09년 8월22일부터 지난해 1월15일까지 소유하고 있던 고급 승용차 5대를 이용해 서울과 경기도, 충청도 일대에서 고의로 경미한 교통사고를 낸 뒤 총 24차례에 걸쳐 자동차 수리비와 치료비 명목으로 1억563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지난해 1월15일 오후 1시54분쯤 BMW 차량을 몰고 서울 마포구에서 한남대교로 진입하던 중 앞서 달리던 이모(40·여)씨의 싼타페 차량을 고의로 들이받아 보험사로부터 2116만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겼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인적이 드물거나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도로를 골라 인도 경계석이나 주차돼 있던 굴삭기를 들이받는 등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미한 교통사고의 경우 보험사에서 현장 확인을 하지 않고, 전화나 제출된 증빙자료만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에게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준 병원장은 의사 면허를 빌려 개설하는 불법 병원인 이른바 '사무장 병원'의 고용된 의사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병원은 지난해 4월 보험사기 혐의로 내사를 받던 중 폐업 신청을 하고 현재는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범행에 가담한 아들 이씨는 현재 한 프로축구 유소년팀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로 상습적인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보험사기 때문에 보험료가 높아지면 선량한 대다수 보험가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보험사가 의심 될 때는 금융감독원 보험범죄신고센터(전화 1332)나 보험회사에 신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