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움(주)..인류의 윤택한 삶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심일보 기자] 스마트폰의 액정화면을 터치하면서 하루가 시작된다고 하면 조금은 과장인가.

그만큼 우리의 일상이 돼버린 핸드폰. 하루에도 수십번 터치하는 액정화면 뒤에 메모리 칩이 있다. 이것을 화면과 접착하는 그 공간에 ‘1조원 시장’이 있다.

우리나라가 첨단 IT제품 강국을 자부하면서 매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동시에 對日무역적자도 심화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바로 완제품에 들어가는 수많은 정밀소재 대부분이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그 공간-이방성 전도 필름(ACF) 전량이 일본산으로 LCD패널 제조에 쓰이는 TAC필름 수입은 지난 10년간 150배나 증가했으며 반도체 제조 도금용 조제품도 7.2배나 늘었다.


‘작은 것의 과학’을 추구하는 일본 소재산업은 대부분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에서 나오는데 이들은 범용화학이 아닌 정밀화학에 집중, 고수익을 거두고 이를 R&D에 재투자하면서 진입장벽을 높여가고 있다. 각국의 새로운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려는 신호를 보내면 가격을 조정해 경쟁의지를 꺾는 것도 비일비재하다.


▲ 정세영 대표
바로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낸 이가 있다. 수원시 차세대 융합기술원 단지 내에 ‘연구원 창업 1호 기업’으로 엔트리움의 정세영 대표다.


미세 입자 코팅기술을 바탕으로 일본 중견소재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이방성 전도 필름(ACF)용 도전성 입자(도전볼)시장에 ‘가격과 기술 우위’를 선언하면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TV, 모니터, 스마트 폰, 노트북 등 거의 모든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모듈 내부에 ACF가 사용되고 있고 전 세계 연간 시장은 약 1조원 규모다.

현재 ACF 시장의 90% 이상은 일본의 히타치(Hitachi) 등 두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ACF 내에 함유된 핵심소재인 도전볼은 폴리머 미립자 표면에 금속 코팅을 한 구형의 입자로 탄성과 전기 전도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세계 시장은 약 2~3천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약 99%를 일본화학공업(Nippon Chemical) 등 일본의 두 중견소재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터치패널을 필두로 디스플레이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ACF 수요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탓에 도전볼 가격은 g당 3~6만원 정도로 고가다.


현재 엔트리움은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금속, 폴리머, 화장품,산화물 등 다양한 입자 제조기술과 미세 입자 코팅기술을 가지고 도전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산 ACF 도전볼 g당 3~6만원, 가격 30% 절감

하루 1kg 생산기반 확보, 열전도 소재 본격 개발


회사는 터치스크린 패널 등에 사용할 수 있는 3um(마이크로미터)~20um 크기의 도전볼 시제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주 제품은 고객의 요구 사항에 맞는 물성을 갖는 다양한 재질의 폴리머에 니켈, 금, 은, 구리 등을 코팅한 것으로 용도에 따라 다양한 소재 적용이 가능하다. 엔트리움은 원료와 생산공정을 자체적으로 해결해 일본 경쟁사 제품 대비 가격을 30% 정도 대폭 낮췄으며 세계적 수준의 입자 균일도도 확보했다. 현재, 일본 경쟁사와 동등 수준인 1회 500g, 하루 8시간 기준 1kg 이상의 클린룸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이 기술을 응용해 전기전도성 대신 열전도도를 향상시킨 방열 소재도 개발 중이다. 반도체 패키징에 있어 반도체를 필름이나 PCB 등에 고정시키는 동시에 외부로부터의 손상을 막아주는 언더필(underfill)이라는 소재가 사용되는데 회로 고집적화에 따른 발열 문제로 인해 열전도도가 좋고 전기절연성을 가진 언더필 필러 물질이 요구되고 있다. 엔트리움은 기존 필러 입자 대비 열전도도를 수십 배 높일 수 있는 입자기술을 확보하고 특허를 출원 중이다.


이 외에도 엔트리움은 전자잉크, 태양광, 이차전지, 3D 프린터용 특수소재, 바이오 제약용 기능성 나노입자, 화장품용 기능성 첨가제 등 미세입자 코팅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신생기업으로서 이렇듯 다양한 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파트너기업과 수요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현재 생산되는 제품은 일본산보다 10~20% 이상 우수한 기능을 보이고 있다”며 올 초 국내 기업들을 노크, “올해 안에 매출도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창업 1년 만에 거둔 성과다.

또 정대표는 “올해 미국에 현지법인 설립도 기시화 될 것 같다”며 “포스트잇과 고어텍스와 같이 인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정세영 대표와 일문 일답


 

-창업동기는


ACF(이방성 전도 필름)용 도전성 입자(도전볼)를 회사의 주력제품으로 삼은 것은 우연에서 비롯됐다. 2012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서 퇴사한 후 스마트폰 핵심칩 용 방열소재를 가지고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원 광교 테크노밸리 내에 있는 차세대융합기술원을 당시 원장이던 윤의준 서울대 교수를 통해 알게 됐고 본 기술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사업화를 준비하게 됐다.


소속 연구실 대학원생들이 수백 나노미터의 폴리머 입자 합성 실험을 하는 것을 보고 도전볼을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점찍었다.  그 와중에 나노미터의 입자를 마이크로미터(um) 이상으로 합성하고 금속 박막코팅을 하면 ACF용 도전볼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금속 코팅 기술은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박사 7년 반 동안 중점적으로 연구하던 분야와 기술적 맥락이 같아 자신감을 가지고 연구개발에 뛰어들 수 있었다.


▲ 정세영 대표
-그동안 성과를 소개하자면


2013년 2월에 차세대융합기술원 내에 ‘엔트리움’을 설립했고 차세대융합기술원 연구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창업하는 기록을 남겼다. 기술 사업화에 첫 발을 내디뎠다는 이유로 차세대융합기술원으로부터 사업장 임대료 할인, 대학생 인턴 활용, 국책과제 및 투자유치 지원 등 많은 혜택을 제공받고 있고 이러한 혜택이 더 연구개발 하라는 명령으로 알고 있다.

현재 엔트리움은 빠른 시간 안에 금속, 폴리머, 산화물 입자 등 다양한 입자를 제조하고, 또한 어떠한 입자든 고객이 원하는 특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미세입자에 코팅을 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표면 형태가 일정하고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 점을 살려 더 우수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향후 계획은


특정 소재에만 집중하지 않고 고객의 요구에 맞는 소재기술을 접목해 제공할 수 있는 ‘나노융합소재’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엔트리움의 목표이다.

올해 3~20um 도전볼과 3um이하 및 절연제품의 개발과 시제품 제작을 모두 완료할 예정이며 첫 매출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 신생기업이지만 소재기술을 축적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 연구인력을 확보해 향후 구글, IDEO와 같은 혁신기업으로 만들어 가겠다.

그리고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오래도록 기여하고 사랑받고 있는 포스트잇과 고어텍스와 같은 소재 제품과 혁신적인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도록 많은 파트너들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생각이다.


-앤트리움이 무슨 뜻인가


나노(Nano) 또는 다음(Next)를 의미하는 ‘엔’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강력한 창(槍)의 이름인 ‘트리움’이 합쳐진 말이다. 미래 나노시대에 강력한 무기인 나노기술로 인류의 윤택한 삶에 기여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정세영 대표이사 프로필


•現 차세대융합기술원, 책임연구원/연구교수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 수석(~2012)

•IMEC Lab (Belgium): Dispatched Researcher(~2009)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책임(~2007)

•서울대 재료공학부 , 학/석/박사

 

특허


•본인 발명 해외 출원 특허          45건

•본인 제1발명자 해외 출원 특허     27건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