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을 기울였지만 사고는 막을 수 없었다. 2014소치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도 웃지 못할 사고가 나왔다.

올해로 22회째를 맞은 소치동계올림픽이 8일 오전 1시14분(한국시간·현지시간 7일 오후 8시14분)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화려한 개회식을 열고 17일 간의 열전을 알렸다.

하지만 개회식 세 번째 순서에서 눈에 띄는 사고가 나와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기를 형상화하는 부분에서 결정적인 기술적 실수가 나왔다.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개회식에서, 그것도 개회식 초반부터 사고가 나오면서 완벽해야 할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오점이 남게 됐다.

오륜기는 올림픽을 상징하는 만큼 개최국은 그것을 형상화하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인다. 개최국의 모든 역량이 집중된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부분에서 실수가 나오며 개최국 러시아의 체면을 구겼다.

개최국 러시아의 국기가 게양되고 이어진 순서로 올림픽 상징 오륜기가 피시트스타디움 허공에 등장했다. '눈과 얼음의 축제'답게 오륜기를 상징하는 화려한 눈꽃 5개가 4만 관중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왼쪽 첫 번째 눈꽃 링부터 순서대로 꽃을 활짝 피우며 오륜기의 동그란 원으로 변해가던 중, 유독 오른쪽 끝의 눈꽃 링만이 채 펴지지 않았다.

오륜기는 유럽·아시아·아프리카·오세아니아·아메리카 대륙을 상징하는데, 공교롭게도 마지막 아메리카 대륙을 상징하는 눈꽃 링 1개가 펴지지 않았던 것.

올림픽 개회식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깝게는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도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에는 가장 관심을 모은 성화 점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가 나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겨울 스포츠 스타 5명이 최종 성화 주자로 나서 성화대에 점화를 기다렸지만 5개의 기둥으로 이뤄진 성화대 가운데 1개의 성화대가 올라오지 않아 4개의 성화대에만 불을 붙인 채 개회식을 마쳐야 했다.

2008베이징올림픽 개회식에서도 성화 점화 과정에서 사고가 있었다.

마지막 성화 주자로 나섰던 중국의 체조 영웅 리닝이 와이어 줄에 의지해 허공을 가르면서 주경기장을 돌았고, 새둥지를 형상화한 성화대에 점화하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하지만 화려한 영상을 쏴주던 주경기장 천장에 오류를 알리는 컴퓨터 블루스크린 화면이 뜨면서 '옥에 티'로 남았다. 이를 본 중국인이 촬영해 블로그에 올리면서 일파만파가 됐다.

개회식의 백미인 성화 점화 과정의 실수는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물과 불의 조화로 원주민과 백인의 화합을 표현한 2000시드니올림픽 때는 점화자로 나선 호주 원주민 출신 육상 선수 캐시 프리먼이 멈춰 버린 성화대 때문에 진땀을 뺐다.

폭포 중앙에서 점화된 불이 주경기장 위로 떠올라야 했지만 기계의 오작동으로 성화대가 갑자기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1992바르셀로나 때는 불화살을 쏴 성화대에 불을 붙이는 명장면을 연출했지만 사실 불화살은 성화대를 비켜나가 주경기장 밖 주차장에 떨어졌다. 가스 밸브를 미리 열어놔 스쳐지나가는 것으로도 불이 붙었지만 눈에 띄지 않은 사고로 꼽힌다.

이 밖에 안방에서 열렸던 1988서울올림픽에는 성화 점화와 함께 하늘로 날아오른 비둘기가 성화 불꽃에 타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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