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100 시대를 다시 열었다. 무려 3년 8개월 만의 지수 재탈환으로 사상 최고치인 2228P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증권가에서는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국제 유가의 안정적 흐름, 국내 기업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 등으로 앞으로도 증시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2098.92)보다 12.80포인트(0.61%) 오른 2111.72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1월2일(1926.44) 대비 8.95%나 오른 수치다.

증시 관계자는 "이 같은 상승 배경에는 유로존과 일본,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각국의 통화완화정책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지표 부진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연기도 점쳐지면서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를 위시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가세하면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3월 말 이후 관망세를 보여왔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4월 들어 1조2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순매수했다.

저금리 고착화로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개연성도 높아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수급, 유동성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고 있어 주식시장은 당분간 상승분위기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지난 3년 동안 이어진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한 단계 높아지고 있어 2100선 돌파 후 안착 과정도 원활하게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도 호재다. 지난 10일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조정하고 등급은 Aa3를 유지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무디스가 한국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의 긍정적 측면이 부각될 여지가 크다"며 2013년 '버냉키 쇼크'라고 불렸던 신흥국 증시 전반 조정구간에도 한국증시에 기록적 외국인 순매수세가 유입된 경험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에 바르게 근접함에 따라 속도조절 양상은 보일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신규 매수에 가담하기 보다는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 확대가 유효할 것"이라며 "1, 2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큰 IT, 필수소비재, 통신, 유틸리티 등과 유가 흐름을 반영한 에너지, 화학 업종에 긍정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개선 가능성이 큰 업황과 중장기 실적 가시성이 담보된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시즌의 변동성을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되 종목별 수익률 차별화 양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반도체, 정유, 화학, 증권, 건설 업종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험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어닝시즌과 미국 경제 둔화 등이 변수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위험 요인은 경계심리가 부각되고 있는 어닝시즌"이라며 "중기적으로는 1분기 부진을 보였던 미국 경제가 2분기에 얼마만큼 회복세를 보일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6월 미국 금리인상 전망 약화가 글로벌 유동성 모멘텀 연장을 촉발시켰지만 하반기부터는 연방준비제도(Fed) 정책기조 변화의 영향력 하에 재차 들어가 글로벌 유동성 장세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업계는 유로존 등 대외불안이 나아지고 국내기업 실적이 개선이 가시화된다면 조만간 연중 최고치 경신도 가능하다는 예상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는 개인의 증시 참여가 꾸준히 늘어나고 수급 개선이 동반된다면 연내 2300P 안팎의 지수도 가능하다는 섣부른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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