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만 해도 한산했는데 최근 들어 사람들이 부쩍 늘었어요."

"아시아 채권 펀드를 비롯해 해외 투자에도 큰 관심을 쏟는 개미들이 많아졌어요."

15일 낮 12시께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증권사 객장. 투자자 20여명이 전광판과 모니터 앞에서 시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예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직장인 김모(40·여)씨는 "은행 계좌만 갖고 있었는데 주식 시장이 좋다는 말을 듣고 이번에 증권사를 찾았다"며 "분산 투자 차원에서 은행과 증권사를 함께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외 시장 거래를 위해 증권사 영업점을 찾은 이모(30)씨는 "확실히 최근 들어 북적이는 것 같다"라는 말로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씨는 "장이 좋아진 후 전보다 영업점에 있는 사람이 늘었다"며 "요즘 주식을 시작하겠다며 노하우를 묻는 지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가 2100포인트 선을 돌파하며 주식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개미 투자자가 한 둘이 아니다. 예금 금리가 1%대에 접어들면서 수익을 낼 만한 곳이 적어진 점도 이런 움직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을 제외한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19조9668억원으로 한국은행이 금리를 하향 조정하기 직전인 3월11일(17조5365억원)보다 2조4303억원(13.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단기 자금인 개인 CMA 계좌 잔액도 39조3045억원 규모에서 40조4539억원으로 1조1494억원(2.92%)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고객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영업 현장과 객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객장을 찾거나 전화로 투자 문의를 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음을 실감한다는 반응들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박스권에 갖혀 있을 때에 비해 각 영업점에 찾아오는 고객들이나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작년 이맘때 비해 고객응대 횟수가 20~30% 이상 늘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도 "신규계좌 개설과 휴면계좌를 활성화하려는 고객 비율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절반 가까이 증가했다"며 "연령이나 성별과 무관하게 주식 투자에 흥미있어 하는 고객이 지점을 방문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잦아졌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최근의 상승 장세가 과거 강세장에 비해 가장 다른 점은 개미들의 관심이 그야말로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된 점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들이 중국 후강통(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의 상장주식 간 직접매매를 허용하는 제도)이나, 아시아 채권펀드 등에 대해 문의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점도 최근의 두드러진 특징"이라며 "이제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있는 한국은 더이상 이머징 마켓이 아닌 만큼 투자 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도성장기에 있는 신흥국들에 큰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의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에 대해 "랠리는 이제 시작"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윤여준 대신증권 영업부 부센터장은 "주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높아져 객장 분위기가 전보다 부드러워지긴 했다"며 "전화 문의를 하는 고객은 확실히 늘었지만 객장 안의 모습을 볼 때 과거 증시 절정 때 같은 과열된 시그널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부센터장은 "예탁금과 개인 단기자금도 늘어난데다 코스피가 2100선에 안착하면 최근 매도를 늘린 개인이 대형주 위주로 돌아오고, 펀드 매수가 늘어 추가 상승도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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