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 찿기...해외 대체투자 사업에 눈돌려

[정승은 기자]금융투자업계가 '대체투자'로 새로운 활로찾기에 나섰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대체투자 활성화를 위해 관련 부서를 신설·강화하는 한편 국내 및 해외시장에서 투자자산을 발굴해 나가고 있다. 이들은 대체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동시에 저마다의 강점을 바탕으로 비교우위가 가능한 대체투자 분야를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새로운 먹거리 찾자"…대체투자 박차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대체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사장은 "기존의 투자대상인 주식·채권을 과감하게 뛰어넘어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을 포함한 대체투자와 헤지펀드 등으로 투자 대상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만 의존하는 모델로는 생존이 어려운 만큼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다양한 투자자산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 성공이 축적돼야만 수익을 높일 수 있고, 구조화를 통한 상품으로 고객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자원과 에너지, 인프라를 포함한 대체투자와 사모펀드 투자를 담당할 투자금융부를 신설했다. 대체투자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행보로 평가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대체투자 관련 딜 소싱(Deal Sourcing. 투자검토) 확대를 통해 양질의 신규 투자자산을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KDB대우증권는 지난해부터 해외 대체투자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애플이 장기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상업용 건물에 투자했다. KDB대우증권으로서는 첫번째 해외 부동산 투자다.

KDB대우증권은 12월에는 미얀마 양곤의 호텔과 서비스드 레지던스 개발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총 사업비 2366억원 가운데 2044억원의 자기자본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KDB대우증권은 자기자본 투자를 통해 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대체투자를 상품화함으로써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간접투자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선보일 방침이다.

▲ 뉴욕에 서 있는 한국식 팔각정

◇운용사, 대체투자 조직 확대…운용규모 '급증'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편입자산의 다양화를 위해 이미 오래 전부터 대체투자를 실천해왔다. 자산운용사들은 최근들어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재 SOC, 자원, 국내 부동산, 해외 부동산 4개팀 총 24명으로 구성된 실물자산운용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말 현재 3조1337억원의 수탁고를 확보했다.

한국투신의 대체투자 수탁고는 지난 2006년만 해도 5716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7년 9633억원 ▲2008년 1조303억원 ▲2009년 1조4258억원 ▲2010년 1조8049억원 ▲2011년 2조7666억원 ▲2012년 3조943억원 ▲2013년 3조1237억원 등으로 운용규모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한화자산운용은 2011년 강신우 사장 취임 이후 대체투자 분야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기존 3개팀 총 16명이었던 대체투자팀은 4개팀 총 25명으로 확대됐고, 투자 분야도 국내 중심에서 국내외로 확대됐다.

금융투자업계는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대체투자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미국 시카고의 오피스빌딩을 2516억원에 매입했고, 호주 시드니의 최고급 호텔인 '포시즌 호텔 시드니'는 4284억원에 인수했다.

광화문에 개발 중인 호텔의 운영을 '포시즌'에 위탁하면서 국내에 처음으로 6성급 호텔을 도입했다. 부동산투자가 우량 오피스에서 고급 호텔 등 다양한 자산으로 확장되는 상황이다.

운용사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투자자산을 발굴해 대체투자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신 관계자는 "SOC 사업 참여 외에 선박과 발전, 글로벌 인프라펀드를 통한 해외 SOC 프로젝트 등 새로운 업무 영역으로의 확장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변화는 수익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금융투자업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수익 개선 관련) 일부 긍정적인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 실장은 "현재 자본시장 규제 등을 감안했을 때 자기자본 투자로는 한계가 있다"며 "자산관리의 연장선상에서 고객에게 수익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 수익 개선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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