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식이유황(MSM) 성분이 들어간 건강기능 식품의 효능을 허위로 꾸며내 노인들에게 팔아 억대를 챙긴 일당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건강기능식품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MSM 전국총판 업자 정모(62)씨와 D사 대표 박모(54)씨, H사 대표 류모(60)씨를 비롯해 직원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전국 노인 1600여명을 상대로 MSM 성분이 관절 등 모든 병에 특효가 있는 것처럼 허위 과대·과장광고를 해 총 5억8000만원 상당의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서울 성동구 용답동에 MSM 전국총판을 운영하면서 대한H&P와 현대생활건강에 제품을 공급하고, 직접 대한무속인협회의 협조로 야유회 및 관광에 동행해 2억1700만원 상당의 제품을 판매했다.

특히 정씨는 출처 불명의 책자에 수록된 체험사례를 요약해 '21세기는 식물성 MSM의 시대'라는 소형책자를 직접 만들어 제품을 판매하는 대리점 업자들에게 공급했다.

경찰 조사결과 체험 사례집에는 10여년 전 앓은 퇴행성 관절염이 사라졌다 , 척추 디스크가 나았다, 발톱무좀이 다 나았다 , 불면증이 해결됐다. 암세포가 줄었다, 당뇨로 썩어가는 발가락이 치료됐다, 만성 위장병과 두통이 나았다 , 혈압이 떨어져 혈압약을 안먹게 됐다 등의 허위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인천 부평구에 대한H&P라는 T/M사무실을 개설하고 자신이 일반식품을 판매하면서 보관한 전국 노인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6300만원 상당의 제품을 판매했다.

류씨도 박씨처럼 서울 강북구 번동에 현대생활건강이라는 T/M사무실을 개설해 기업형 판매망을 갖춘 뒤 제조사에서 4만원에 매입한 제품을 5배 비싼 20만원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3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이들 업체의 홍보팀은 유명제약회사(삼성제약, 녹십자제약)를 사칭해 '식이유황 무료 체험 5일분(4만원 상당)을 보내준다'고 한 뒤 전국 노인들의 주소, 성명, 나이 등의 개인정보를 얻어 영업팀에게 넘겼다.

이어 영업팀은 체험사례 책자 등을 이용해 해당 제품이 캐나다 등 소나무과에서 추출한 식물성 유황성분으로 무릎 관절, 뼈 건강에 특효가 있고 당뇨개선, 혈압 강하 등 만병통치약인 처럼 속여 판매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들에게서 제품을 구입한 정모(75) 할아버지는 경찰 조사에서 "당뇨에 좋다고 해서 복용했더니 당뇨 수치가 400으로 올라가 2개월간 병원 치료를 받았다"며 부작용을 호소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노인들의 여가활동 시설이 부족하고 질병에 취약하다는 점을 악용해 염가의 제품을 고가에 판매하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면서 값싼 선물로 현혹하는 행위 등을 주의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는 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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