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편집국장]“‘두집’은 나야 대마가 산다”

'성완종 파문' 이후 민심의 현 주소를 드러내는 선거이기 때문에 승패에 따라 여야에 몰아닥칠 ‘후폭풍’은 상상이상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특히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체제의 첫 맞대결로 주목 받는 이번 선거 결과는 두 대표의 향후 정치 입지와 차기 대권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굳이 부담을 따지자면 문 대표 쪽이 훨씬 불리하다.

문대표 입장에서 이번 재보선은 ‘대선 예비고사’ 자격시험이자 광주에서의 승리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4곳 모두에서 박빙의 판세이다.

본지에서 내일 선거의 ‘경우의 수’를 살펴봤다.

먼저 새누리당이 2곳 이상을 가져가며 승리할 경우 ‘성완종 파문’이라는 초대형 악재 속에서도 선전했다는 점에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동력을 얻게 된다.

특히 김대표의 입지는 ‘옥상옥’으로 승천한다고 봐도 된다.

여당 텃밭인 인천 서·강화을뿐 아니라 경기 성남 중원까지 2곳에서 이긴다면 승패 기록으로는 '2대 2'이지만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는 것이 셈법이다

새누리당이 "어느 곳이든 2곳을 이기면 승리"라고 말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만약 야권 분열을 디딤돌로 서울 관악을까지 '탈환'해 3승까지 도달한다면 여당으로서는 '대승'을 선언할 수 있다. 27년만에 여당의 불모지에 깃발을 꽂는 것으로 새누리당으로선 호남에서 당선자를 배출하는 것 못지 않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개혁은 물론이고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개혁을 추진하는 데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도 집권 3년차의 국정 장악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는 당 대표 리더십을 확고히 하며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한층 다지는 계기가 된다.

다음으로 ‘새정치’의 패배다.

특히 광주를 내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새정치연합은 '친박 비리게이트' 진상규명 특검 요구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리면서, 정국 주도권을 여당에 넘겨주고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광주와 ‘서울의 호남’이라는 관악‘중 한 곳에서라도 패배한다면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광주 서을을 내준다면 당의 뿌리인 호남에서 '제1야당'의 입지가 흔들리는 치명상을 입고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만약 광주 서을만을 지켜내는 1승을 할 경우 기록상으론 '패배'이지만 서울 관악을의 패배를 '야권 분열' 탓으로 돌릴 출구는 있다.

마찬가지로 2승을 하더라도, 어디를 취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라질 수 있다.

적어도 새정치연합으로선 광주는 물론 관악까지 사수해야만 '2승은 곧 승리'라는 공식을 만들 수 있다.

설사 2승을 하더라도 광주에서 무소속 천정배 후보, 관악에서 정동영 후보에 패배할 경우 제1야당의 대표성에 균열이 가면서 '야권재편' 움직임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다.

당내에서도 선거패배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지도부 체제가 흔들려 극심한 혼돈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표가 내건 '이기는 정당론'이 일정부분 퇴색하면서 '1등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은 성완종 사면 의혹과 맞물려 곤두박질 칠 전망이다.

만약 이곳 두곳외에 인천이나 성남 등에서 추가로 승리를 거둬 3승을 기록할 경우에는 '재보선 대승'을 선언할 여건도 마련된다.

이 경우 성완종 파문에 대한 별도 특검과 해외자원개발 비리의혹에 대한 상설특검 등 '쌍끌이 특검' 공세에 더욱 힘이 실리는 것은 물론, 현재 지도부 체제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각종 현안에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문 대표는 당내 입지는 물론 당분간 야권 대권주자 경쟁에서 독주체제를 구가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새누리당으로선 1승만 챙긴다면 기존 의석을 유지한만큼 본전은 건졌다고 '자위'하려 들겠지만 박근혜 정부의 4대 개혁 등 정책의 추진력이 떨어지면서, 집권 3년차에 조기 레임덕으로 빠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올 수 있다.

여당 내에서도 민심수습을 위한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 자연스럽게 차기 총리 임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으로선 공무원연금개혁에서부터 대야 협상력이 떨어지고, 향후 각종 입법 추진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의 리더십도 일정 부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내년 총선에 대한 의원들의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자구책을 찾으려는 의원들의 원심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음으로 2대 2의 ‘무승부’다.

새누리당이 성남 중원과 인천서·강화을을 가져가고 새정치연합이 광주 서을과 서울 관악을을 가져갈 경우, 여야는 모두 자신의 승리라고 자평할 가능성이 높지만 사실상의 무승부라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서울 관악을을 포함해 2곳을 가져가고, 새정치연합이 광주를 지킨 상태에서 인천이나 성남을 가져가 '2대2'를 만드는 경우, 야당으로서 관악을을 빼앗긴 것이 뼈아프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게추가 여당으로 확 쏠리지는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성완종 파문 정국은 물론 각종 국정현안 등을 둘러싸고 여야간 주도권 확보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끝으로 광주에서 무소속 천정배가 승리할 경우 야권 재편의 시작이라고 봐도 된다

정치지형 대변화의 불씨가 지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내일 통지표에 천당과 지옥이 갈린다. 누구는 용 되고, 누구는 이무기 된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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