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스피드스케이팅 간판 스타인 이상화(25·서울시청)가 올림픽 2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상화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내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7초28을 기록, 1,2차 레이스 합계 74초70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차지했던 이상화는 4년 만의 영광 재연에 성공했다.

이상화는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2연패를 차지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이상화에 앞서 보니 블레어(미국·1988캘거리~1992알베르빌~1994릴레함메르)와 카트리나 르 메이돈(캐나다·1998나가노~2002솔트레이크시티)이 연패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 개인의 동계올림픽 연패 또한 이번이 세 번째다.

한국은 쇼트트랙 남녀 '대부'인 김기훈(1992알베르빌~1994릴레함메르· 남1000m)과 전이경(1994릴레함메르~1998나가노·여1000m)이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전설로 남았다. 여자쇼트트랙이 3000m계주에서 1994릴레함메르대회부터 2006토리노대회까지 4연속 우승한 적이 있다.

이번 금메달로 이상화는 아시아 스피드 스케이팅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아시아 남녀 선수 중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이는 지금까지 아무도 없다.

1차 레이스 1위로 2차 레이스 마지막 17조에 배정된 이상화는 이번에는 인코스에서 질주를 시작했다. 16조 올가 파트쿨리나(러시아)의 선전으로 금메달을 위해서는 37초64 이내로 레이스를 마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37초 중반대의 기록은 '여제' 이상화에게 큰 문제는 아니었다. 이상화는 초반 100m를 10초17로 통과했다. 함께 나선 왕베이싱(중국)이 뒤로 처졌지만 이상화는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직선 주로에서 격차를 벌려나간 이상화는 깔끔한 코너 워크로 스피드를 최대한 유지했다. 이어 혼신의 힘을 다해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확정했다.

이상화는 2차 레이스 37초28로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에서 카트리오나 르 메이돈(캐나다)이 수립한 37초30의 올림픽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르 메이돈의 합계 74초75 역시 이상화로 인해 다시 쓰여졌다.

전광판을 통해 기록을 확인한 이상화는 울음을 터뜨리며 기쁨을 표현했다. 긴장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케빈 크로켓 코치 역시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호했다. 큰 짐을 덜은 이상화는 가벼운 마음으로 13일 1000m에 출격한다.

개막 후 본격적인 레이스가 펼쳐진 사흘 간 메달이 나오지 않아 애를 태우던 한국 선수단은 이상화의 우승으로 한숨을 돌렸다. 메달 순위에서도 공동10위까지 뛰어 오르며 톱10 목표 달성의 발판을 마련했다.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파트쿨리나는 75초06으로 이상화의 뒤를 이었다. 24살의 파트쿨리나는 최근 기량이 급성장하며 이상화의 아성에 도전할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마르고트 부어(네덜란드)는 75초48로 장훙(중국)을 0.1초 따돌리고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상화와 함께 출격한 다른 한국 선수들도 의미있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보라(28·동두천시청)는 2차 레이스에서 38초82를 찍어 합계 77초75로 20위에 올라 맏언니의 힘을 뽐냈고 '막내' 김현영(20·한체대)은 78초23으로 24위에, 박승주(24·단국대)는 78초31로 26위에 자리했다.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여자 컬링 대표팀은 데뷔전에서 일본을 제압했다.

김지선(27)·이슬비(26)·신미성(36)·김은지(24)·엄민지(23·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컬링 대표팀은 일본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 12-7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올림픽에 참가한 10개국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낮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첫 승을 낚았다. 두 번째 경기에서 스위스에 6-8로 석패한 한국은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한국 스노보드의 개척자' 김호준(24·CJ제일제당)과 이광기(21·단국대)는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결선진출에 실패했다.

여자 루지의 성은령(21·용인대)은 29위로 1인승 경기를 마쳤다.

성은령은 1~4차 시기 합계 3분28초743으로 31명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2차 시기에서 51초960을 기록한 성은령은 나머지 세 차례 시기에서 52초대에 그치면서 순위를 끌어 올리지 못했다.

비록 빼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성은령은 올림픽 첫 출전에서 가능성을 보이며 4년 뒤 평창을 기약했다.

나탈리 가이센베르거(독일)는 3분19초768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가이센베르거는 처음으로 올림픽 정상을 밟았다.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는 '황제' 숀 화이트(28·미국)가 몰락하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 일어났다. 화이트의 올림픽 3연패를 저지한 선수는 스위스의 유리 포드라트치코프(26)다.

포드라트치코프는 결선 2차 시기에서 가장 높은 94.75점을 받았다.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3위에 0.4점 뒤져 간발의 차로 메달을 놓쳤던 포드라트치코프는 이번 우승으로 당시의 아쉬움을 떨쳐냈다.

2006년 토리노 대회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2연패에 성공한 화이트는 새로 도전하기로 한 슬로프스타일까지 포기하며 3연패에 공을 들였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1차 시기에서 실수로 35점이라는 실망스러운 점수를 얻은 그는 2차 시기에서도 매끄럽지 못한 기술로 90.25점을 획득, 4위에 그쳤다.

전매특허인 '더블 맥트위스트(Double McTwist) 1260'에도 성공했지만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다.

일본은 16살 신예 아유무 히라노(26)와 히로카 타쿠(19)를 앞세워 소치올림픽 첫 메달을 수확했다. 각각 93.50점과 92.25점으로 은메달과 동메달을 나눠가졌다.

메달 집계에서는 노르웨이가 금 3·은 3·동 2개로 단독 선두 자리를 꿰찼다. 캐나다가 금 4·은 3·동 2개로 2위로 밀려났고 독일이 금 4·은 1개로 뒤를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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