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오는 9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전승절 기념식에 불참하기로 한 것과 관련, 방공미사일 S-300 구매 실패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과 러시아 언론은 이번 김정은의 방러 취소는 '돈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3일 홍콩 위성TV는 "북한이 러시아에 물물교환 방식으로 무기를 판매하라고 요청했지만, 러시아가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날 러시아의 일간지인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도 북한 측이 김정은 방러를 조건으로 각종 원조를 요구했는데 러시아가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러시아 정부가 북한 김정은이 오는 9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전승절 기념식에 불참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관심이 집중됐다.

이어 홍콩 봉황 위성TV는 "러시아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이 지난달 중순 러시아에 방공미사일인 S-300 4개 포대 구매를 요청했지만, 물물교환방식을 고집하는 북한에 대해 러시아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S-300은 러시아가 구소련 시절 개발해 줄곧 개랭해온 전투기 격추용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러시아가 현굼 거래 방식과 함께 중국 등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해오자, 이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김정은의 방러를 전격 취소했을 것이라는 분석했다.

지난 2001년 북한과 러시아가 S-300 지대공 미사일, 대공레이더 항법시스템 등 10여종의 러시아제 첨단무기를 북측에 판매하는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첩보가 나돌기도 했던 그 기종이다.

러시아의 일간지인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도 김정은의 방러 취소 배경에는 돈 문제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이날 전했다.

이 매체는 "북한측이 상호이득이 되는 협력에 전혀 준비가 안돼 있었으며 오로지 러시아측의 무상원조만 고집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이 밖에도 김정은이 쿠데타 등 내부 불안 요인을 우려해 러시아 방문을 전격 취소했다는 관측도 함께 실었다.

한편 우리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도 지난 1일 김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이 취소된 것과 관련, “북한이 러시아에 분명하게 사전에 무엇인가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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