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희 시사플러스 회장
선거가 가까워지면 극우파(극렬수구세력)와 급진파(급격진보세력)의 극성 때문에 중간지대 사람들이 피곤하다.

극우파에게 당신 극우파라면 싫어한다. 자기는 절대 극우세력이 아니고 중도파란다. 급진파도 마찬가지다. 특히 급진파는 종북세력이란 말을 제일 싫어한다. 내가 어떻게 ‘종북세력’이냐며 펄쩍뛴다. 극우파와 급진파 공히 중도세력을 자처한다. 우리 국민은 극단적인 것을 싫어한다.

극우파와 급진파를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극우파는 반대세력 즉 야권세력을 보고 ‘종북세력’, ‘좌익 빨갱이’란 말로 거침없이 매도한다. 보통사람들은 이런 말을 사용치 않는다.

급진파는 정권퇴진을 주장하며 과격한 시위를 주로 주도한다.

4.19혁명이나 6.10항쟁에 향수를 느끼며 틈만 나면 정권퇴진 시위를 주도하고, 정부를 전복시키려 한다. 정권퇴진은 선거에서 국민들이 하는 것이다.

유신시대나 군사정권하에선 급진파가 정국을 주도했다.

완전민주주의 시대인 요즘엔 오히려 극우파가 판을 친다.

극우세력은 심지어 세월호 유가족도 종북세력이라고 매도한다.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말이 있다. 정부의 그릇된 정책을 비판하다 보면 적(敵)인 북한정권이 남한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비슷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들을 따르고, 그들과 연계된 종북세력이 아니다.

북한정권과 연계되어 종북활동을 하는 사람은 간첩이다. 간첩은 체포하여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면 된다. 국정원이 왜 있는가? 간첩이 있는데 국정원이 체포하지 않는다면 국정원이야말로 친북세력이다.

전직 대통령마저도 빨갱이라고 매도하는 극우파가 있다. 대통령이 빨갱이면 그를 선출한 국민은 또 무엇인가? 누워서 침 뱉기다.

유신시대에 야권인사를 용공분자로 만들어 정보부가 혹독하게 다룬 적이 있다. 결국 학교에서 반공교육만 사라지게 하고, 국민들의 반공정신만 퇴색시켰다. 극우파가 또다시 야권세력을 종북세력으로 매도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전쟁 불감증만 유발케 한다. 국익(國益)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 북한을 이롭게 하는 북익(北益)에만 도움이 된다.

정쟁(政爭)을 하면서도 할 말이 있고, 해선 안 될 말이 있다.

아무리 집권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다한다지만 야권세력에게 ‘종북’이니 ‘좌익 빨갱이’란 말을 사용해선 곤란하다.

극우파와 급진파의 극성이 오히려 상대편을 도와준다는 사실을 이번 4.29 보궐선거에서도 또다시 입증됐다. 태극기를 불사르며 정권퇴진을 주장한 것이 오히려 보수세력의 결집을 가져왔다.

태극기를 불사른 사람이 극우파에서 침투시켰다는 소문도 있다. 관계기관에서 태극기를 불사는 사람이 누구인지,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정확히 밝히지 않으면 극우파의 소행이란 소문은 계속 퍼져 나갈 것이다.

극우파와 급진파가 중간지대 사람들이 차마 할 수 없는 말을 대신 해주어 속을 후련하게 해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긍정적인 측면을 넘어 그 극성에 많은 사람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정쟁(政爭)을 해도 국민들이 싱긋 웃을 수 있도록 정정당당하면서도 위트 있게 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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