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편집국장
여성 갱년기증상 완화에 효능이 있는 약초로 알려진 백수오의 가짜파동 여파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또 23개 건강식품 생산회사에 원료를 제공한 내츄럴엔도텍의 투자자들은 주가하락으로 큰 손실을 입었고 생산 농가도 큰 타격을 입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는 백수오 제품 환불요구가 이어지고 있으며, 건강식품 전체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5일까지 백수오 제품 약 460건, 총 2300만원 어치를 환불해줬다. 롯데마트도 이달 1~5일 약 130건, 600만원 어치의 백수오 제품을 환불 조치했다.

백화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소비자원의 발표를 확인해 준 재조사 발표가 있던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신세계백화점에서도 25건(300만원)의 환불이 이뤄졌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23일 이후 각각 20건 안팎을 환불해 줬다.

사태가 이지경까지 올 동안 과연 식약처는 과연  무엇을 했나. 이러한 가짜 소동의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됐으니 말이다.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 검사 결과가 나왔을 때는 '세계적 수준의 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며 오리발을 내밀다가 식약처의 2차 조사 결과가 나오자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런 기업에 '세계 일류 상품 생산 기업' 인증(認證)을 내줬다. 식약처는 백수오 원료 생산액이 2년간 17.6배나 뛰면서 가짜 논란이 계속되고, 지난해에만 소비자들의 부작용 신고가 301건이나 들어왔는데도 '명확한 인과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미적댔다.

최근 김성주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식품안전정보원에 접수된 2014년 한 해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추정사례 신고건수는 1733건으로, 그 중 백수오 제품으로 인한 부작용 추정사례는 총 301건이었다.

또한 부작용의 증상별로 보면, 가려움, 두드러기, 안면홍조, 피부발진 등 피부질환이 150건, 설사, 소화불량, 복통, 구토 등 위장관질환 100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수면이상, 어지러움, 두통 등 뇌신경/정신 관련질환(43건), 가슴답답, 두근거림, 호흡이상등 심혈관 호흡기 이상이 총 36건으로 뒤를 이었다

한편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7920억원으로 4년 만에 54.5% 늘어났다. 건강 기능 식품 수입·제조·판매 업체도 10만 곳에 가깝다. 이들 상당수가 효능을 과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진짜 백수오의 효능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의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 당국의 관리·감독은 식약처가 매년 시중에 유통되는 1만6000여개 완제품 가운데 8%가량을 수거해 검사하는 정도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이 당국이 가짜 광고, 과장 광고를 걸러내지 않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소비자들이 의학적·과학적 근거도 없는 '건강 기능 식품 맹신'에 휩쓸리지 않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다.

이제 정부는 현장 조사나 불시 점검을 통해 이런 사기 건강업체들은 과감하게 시장에서퇴출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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