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흥순의 '위로공단'
[김승혜 기자]영화감독 겸 미술작가 임흥순(46)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의 국제전(본전시)에서 은사자상을 받았다.

아시아 여성 문제를 소재로 한 95분 분량의 영상작품 '위로공단'으로 이 같은 쾌거를 거뒀다.

실제로 40년 넘게 봉제공장에서 '시다'로 일한 어머니의 삶에서 영감을 얻었다. 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서 공장 근로자, 이주 노동자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국가관이 아니라 본전시에 초청받은 한국 작가가 은사자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작품 '위로공단'은 전시장에서는 보기 드물게 95분의 러닝타임 그대로 선보이는 영화다.

본래 회화를 전공했지만 각종 영화제의 수상 경력을 지닌 영화감독 임흥순의 베니스 비엔날레 참가작이다.

그가 표현해 온 가족과 지역, 공동체라는 화두는 영상언어가 지닌 새로운 가능성과 효과에 대한 지속적 탐색으로 이어졌고, 미술과 영화의 표현양식을 접목시킨 독자적 활로 안에서 그의 영화는 내용적, 형식적 측면의 주목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위로공단'은 작가가 2010년부터 준비한 프로젝트로,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이념의 굴레 없이 풀어낸 작업이다.

스스로 "어머님, 여동생과 같이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오신 많은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헌사의 영화"라고 직접 소개하며 "40년 넘게 봉제공장 '시다' 생활을 해 오신 어머니와 백화점 의류매장, 냉동식품 매장에서 일을 해온 여동생의 삶으로부터 영감 받은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뿐 아니라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서 포착되는 노동자들의 삶을 다뤄 신자유주의 사회의 자본 이동과 노동 변화에 따른 현실적 불안을 예술적 언어로 써내려갔다.

여성 노동자들의 삶은 그의 작품 안에서 사실적인 상황의 나열을 넘어 다양한 행위 예술적 재연과 병치된다고 할 수 있다.

작품에는 노동절에 이주노동자들이 외친 인권 개선 요구와 근로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홀수해에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에서 한국은 전수천(1995), 강익중(1997), 이불(1999) 작가가 참여한 한국관으로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짝수해에 열리는 건축전에서 한국관은 조민석이 커미셔너를 맡은 지난해 한국황금사자상을 받았다.

53개국 총 136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엔 임흥순 작가 외에도 남화연(36)·김아영(36)이 6년 만에 본 전시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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