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사기·배임' 혐의로 이번주 구속영장 청구 검토

 
사기성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발행 의혹을 받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19일 세 번째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번 소환에는 투자피해자들이 검찰청 앞에서 현 회장의 차량을 둘러싸고 계란을 던지는 등 거친 항의로 잠시 소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여환섭)는 19일 현재현(64) 회장을 세 번째 소환했으며, 현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했으나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소속 20여명이 현 회장 등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1271명의 탄원서를 발표한 뒤 현 회장이 도착하자 승용차를 앞뒤로 가로 막고 구속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등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피해자들은 현 회장을 차량 안에 가둔 채 달걀을 던지는 등 거칠게 항의했고, 현 회장은 그룹 관계자와 방호원의 보호를 받으며 고개를 숙인 채 가까스로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현 회장을 상대로 CP·회사채 발행·판매 과정의 위법성, 계열사에 대한 편법 대출을 통한 부당 지원, 법정관리 전 주식 매각을 통한 시세차익 의혹 등을 보강 조사했다.

현 회장은 지난 7월~9월 ㈜동양의 재무상태가 부실해지자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1568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발행·판매해 투자자를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지난해 초부터 1년6개월 동안 담보도 제대로 잡지 않고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계열사에 1조5621억원 상당을 대출해주는 등 편법 지원을 지시·묵인한 혐의도 있다.

법정관리 신청 직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계열사 주식을 처분해 거액의 부당 이득을 챙겼거나, 동양시멘트 등 계열사에 대한 호재성 투자정보를 활용해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현 회장이 동양그룹의 자금 상환능력이 없는 사실을 알고도 분식회계, 허위공시 등을 통해 회사 부실을 감추고 어음 발행을 지시했거나, 법정관리 신청을 앞두고 임직원들에게 어음 판매를 독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오후 늦게 현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번주 후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정진석(56) 전 동양증권 사장, 김철(39) 전 동양네트웍스 사장 등 다른 경영진에 대한 처벌 수위도 곧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현 회장은 지난 16~17일 두차례 조사에서 CP 발행·판매 과정에서의 위법성이나 계열사에 대한 편법 지원 의혹 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동양그룹의 기업회생절차를 앞두고 임직원들에게 사기성 CP 판매를 독려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정보를 검찰에 통보한 바 있다. 동양증권이 고급 빌라인 '라테라스 한남'을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해 ㈜동양을 부당 지원한 의혹에 대해서도 관련 자료를 검찰에 통보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