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나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매순간을 지금처럼 간절히 살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암 덕분에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암은 나에게 무섭도록 분명한 경종을 울려주었다."(184쪽)

"누구든 냅킨 노트를 쓸 수 있다는 것, 오직 그것만이 우리가 보여줘야 할 진짜 메시지인 것이다. 누구든 하루에 5분, 아니 5초만 시간을 내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특별히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도시락을 싸주고, 노트를 적고, 마음을 나누는 것, 중요한 것은 그 뿐이다."(195쪽)

지난해 미국 전역을 울리며 화제를 모았던 실화가 국내에서 '마음을 전하는 5초의 기적-냅킨 노트'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됐다. 이 책의 저자인 가스 캘러헌은 2011년 처음 신장암 진단을 받은 암 환자다. 지금까지 4번의 암 진단과 수술을 하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그를 가장 절망시킨 것은 5년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없어, 딸 엠마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모습을 볼 확률이 8% 밖에 없다는 의사의 말이었다.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르는 삶 앞에서 그는 하루하루를 선물이라 생각했다.

가스 캘러헌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삶을 앞에 두고, 엠마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일 도시락에 냅킨 노트를 써주겠다고 자신과 약속했다. 딸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과 사랑이 담긴 문장을 매일 아침 냅킨 한 장에 담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날까지 총 826일분의 냅킨 노트를 완성하며 그 약속을 지켜냈다.

그의 냅킨에는 '사랑하는 엠마에게. 기적이 필요할 때마다 나는 네 눈을 바라본단다. 그러면 이미 기적을 하나 이루었다는 걸 깨닫곤 하지. 사랑하는 아빠가' '폭풍이 살짝 비껴가기를 바라는 건 희망이 아니란다. 희망이란 폭풍이 지나간 뒤에도 그 자리에 우뚝 서 있겠다는 약속이야.' '헤어질 것을 알면서도 누군가를 사랑하렴.' 등의 메모가 담겨 있다.

저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손으로 직접 쓴 메모를 전하는 단순하고 사소한 행동을 통해 인생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을 말해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랑하는 것'이다.

또 인생의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은 바로 우리 자신 안에 있음을 알려준다. 진정한 아버지의 역할은 무엇인지,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 나의 죽음을 통해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등 깊고 의미 있는 생각의 시간을 선물한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내 평생 책을 쓰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책을 80일 만에 썼다"며 "원고의 마감 시한이 아니라 삶의 마감 시한이 언제일지 몰랐기 때문이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오는 게 당연하지만, 전이성 신장암 환자인 내게는 또 한 번 주어진 이 하루가 기적처럼, 축복처럼 느껴진다. 늘 마침표를 찍는 심정으로 책을 쓸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에서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말길 바란다"며 "매일 밤 잠들기 전, 혹은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인생의 목표를 생각해보길 바란다. 나는 내 인생의 목표가 엠마에게 냅킨 노트를 써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에 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256쪽, 1만3000원,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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