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제한폭 확대 3일만에 마침내 숨죽였던 급등락 종목이 속출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7일 오전 금융위 간부회의에서 "가격변동폭 확대 시행 이후 하한가 종목은 없다"며 "시장의 불안정성을 확대하거나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날 주식시장에서 하한가 종목이 잇따라 등장하고, 급등락을 반복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50분 현재 STS반도체, 코아로직, 휘닉스소재가 각각 가격제한폭인 -29.92, -29.91. -29.96% 급락한 상황이다.

연쇄 워크아웃 가능성이 제기된 게 결정적이었다. 보광그룹의 주력 제조사인 STS반도체가 빠르면 이날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진데다, 보광그룹의 관계회사인 휘닉스소재, 코아로직 등의 연쇄 워크아웃 가능성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15일 가격제한폭이 기존 ±15%에서 ±30%로 확대된 후 처음있는 하한가다. 며칠 사이에 가격제한폭이 ±30%로 바뀌면서 투자자 입장에선 하루 사이에 피해가 두배가 된 셈이다. 특히 이틀 연속 하한가가 계속되면 주가가 반토막이 되기에 투자자들의 공포도 커지고 있다.

STS반도체의 한 주주는 "하루아침에 재산 30%가 사라졌다"며 "마치 한강행을 권유하는 것 같다"고 공포 심리를 드러냈다.

15% 이상 급등락을 반복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종목도 속출하고 있다. '최규선 게이트'의 주인공인 최규선씨가 인수한 베이링 전문 기업 '루보'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 주가는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첫날인 15일에는 17.83% 급등했다가 이튿날인 16일에는 16.92% 급등했다.

이유없이 급등하는 종목도 적지 않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5일 GT&T와 삼양홀딩스, 삼양홀딩스우, 화승인더스트리 등 4개 종목의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특별한 사유 없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었다.

가격제한폭 확대는 시장의 효율성과 건전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다만 주가 변동성이 커져 소액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FOMC 회의라는 빅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관망심리가 강하지만 이후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급등락 종목이 더욱 늘어나게 돼 투자자 피해도 우려된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중소형주와 코스닥 개별 종목의 우려는 아직까지는 크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FOMC 결과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보수적 관점에서의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도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지난 15~16일 동안 거래 감소와 변동성 확대가 포착됐다"며 "개인투자자입장에선 적극적인 매매 보다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FOMC 이벤트 결과를 확인하고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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