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투리조트도 부실시공 논란..파문 일파만파

[김민호 기자] 지난 17일 경주의 한 리조트 건물 천정붕괴로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강원 태백시 오투리조트에서도 코오롱건설의 부실시공 논란이 일어 파문이 확대될 전망이다.

19일 오투리조트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개장한 오투리조트 콘도와 골프장 및 스키장 시설을 건설한 코오롱건설은 당초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하는 등 부실시공이 이뤄졌다.

▲ 강원 태백시의 ‘애물단지’ 오투리조트가 이번에는 시공사가 하자보수 공사를 수년째 외면하면서 비난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오후 오투리조트 콘도지구 일대 도로 곳곳에 심한 균열이 발생한 현장 모습.
실제로 감사원에서 지난 2011년 9월 코오롱건설의 오투리조트에 대한 부실시공 여부를 조사한 결과 공사잘못 등으로 하자가 최소 200~3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골프장의 경우 설계상 최소 50cm 이상 깊이로 모래를 깔도록 했지만 코오롱은 공사비 절감을 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0cm만 모래를 깔 정도로 부실하게 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오투리조트 골프장은 잔디 생육에 심각한 피해를 입게 돼 코스관리에도 추가 비용이 소요되는 등 부실시공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

스키장 슬로프에서도 코오롱건설은 바람에 눈이 날리지 않도록 슬로프 주변에 수령 10년 이상된 나무로 방품림을 식재하도록 했지만 5년 미만 수목에 활착이 불가능한 바위주변에 식재했다.

이로 인해 능선에 설치된 상당수 스키 슬로프에 제설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식재한 수목은 상당수가 고사하는 등 방품림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해발 1100m의 10층 규모로 건립된 오투리조트 빌라콘도는 철근콘크리트와 고급 단열제가 기본이지만 저가 주택신축에 사용되는 '드라이 비트' 방식의 허술한 외벽공사로 마감된 점도 지적됐다.

또 골프장 축대가 지반침하로 밀려나면서 클럽하우스에 치명적 피해가 우려되고 있으며 콘도에도 보온재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일부 화장실과 주방에서 현재까지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

이밖에 리조트 단지를 연결하는 도로도 상당 부분에서 균열과 침하현상이 나타난 지 오래고 콘도와 스키하우스 연결도로는 가장 심하게 침하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하자보수 책임을 져야 할 코오롱 건설은 2014년 2월 현재까지 하자보수를 거의 이행하지 않아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투리조트 관계자는 "콘도건물도 싸구려 단층주택을 지을 때 사용하는 공법으로 마감하는 등 곳곳에 부실투성이"라며 "골프장과 스키장은 물론 단지내 도로까지 엉망인데도 하자보수도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건설 관계자는 "인명피해가 우려되거나 사업인허가 문제 등 중요 하자에 대해서는 하자보수를 마친 상황"이라며 "나머지 하자보수는 선 보수 후 미지급 공사비와 상계처리토록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태백시에서 아직까지 받지 못한 공사비가 자그마치 880억원"이라며 "우리도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초 2800억원 수준이던 오투리조트 공사비가 몇 차례 설계변경을 거쳐 44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증액됐다. 수십 곳 이상에서 하자보수가 발견됐으나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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