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요즘 하루 24시간이 모자를 정도다.

메르스 사태 수습을 위해 제주로,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으로, 그리고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함께 '한국 관광 유치'를 위해 서울에서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1인 3역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장은 2일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결과 발표를 불과 일주일여 남은 상황에서의 '면세점 굳히기' 행보에 나섰다.

정몽규 회장과 함께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대한민국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이 사장은 정몽규 회장과 함께 지역·지방관광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 사장은 메르스 사태에 제주도를 직접 방문하고, 중국까지 날아가 "메르스가 진정되고 있으니,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으로 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8일 메르스 사태에 고객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에 그는 제주신라호텔을 찾아가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메르스 의심 판정을 받은 1환자가 판정 전 묵었던 곳이 제주신라호텔이란 점에서 발 빠른 대응에 나섰던 것. 하루 3억원의 손해에도 불구하고 기존 투숙객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숙박료를 전액 환불하고 항공료까지 보상했다.

29일 밤 중국 베이징으로 날아간 이 사장은 다음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8시간 동안 한국 관광 유치를 위한 강행군에 나섰다. 그는 CTS, CYTS 등 중국 여행사와 중국 국가여유국, 외교부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한국의 상황을 설명하고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과 여행을 장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사장의 방중은 메르스 공포로 인해 7∼8월 성수기 중국 관광객의 예약률이 지난해 대비 80% 이상 급감하는 등 국내 관광업계가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이 사장이 메르스와 시내 면세점을 계기로 경영리더십을 수면위로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호텔신라의 경우 전염 가능성 없다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폐쇄를 하는 등 제주도에 이어 중국 등 그의 광폭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미래를 보는 이부진 사장의 결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이부진 사장은 특유의 긍정 DNA와 강단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며 현장 경영에 몰두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몰은 신규 면세점 특허 취득을 위해 50:25:25의 비율로 합작법인 'HDC신라'를 설립하고 면세점 티켓을 따내기 위한 공조를 강화해왔다. 관세청은 오는 10일 서울 3곳과 제주 1곳 등 신규 면세점 4곳에 대한 특허 심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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