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 월세전환 가속화 등 주거비 부담으로 가장 고통받는 세대인 2030 사회초년생,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이 집중 공급된다.

서울시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임대주택 모델 '서울리츠'를 개발해 2018년까지 2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리츠(REITs)는 소액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일종의 부동산투자회사다.

서울시 산하기관 SH공사가 자본금을 출자해 리츠를 설립하고, 민간자금의 투자를 받아 임대주택을 건설하면 주변 임대료 시세의 80% 이하, 임대료 상승률 연 5% 이하로 평균 7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

SH공사가 토지 확보는 물론 리츠 설립과 운영을 맡아 안정성을 담보하고, 시·구유지 등 저렴한 공공토지를 적극 활용함에 따라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다.

서울시가 리츠 방식의 임대주택을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산하기관 LH공사에서 시행 중인 리츠 임대주택이 10년간 임대주택으로 공급한 뒤 일반분양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라면, '서울리츠'는 50년 이상 장기 임대주택으로 공급해 주거 안전성을 최대화한다.

서울리츠의 가장 큰 특징은 주요 공급 대상이 2030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라는 점이다. 전체 물량의 80% 이상이 이들에게 공급된다. 다만 소득분위 7분위 이하에만 해당된다.

서울시는 "새로운 주거 빈곤층으로 떠오르는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들에게 보증금 지원 같은 간접적인 정책보다는 맞춤형 주택을 제공하는 직접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서울리츠는 ▲공공토지형(공공토지 활용) ▲역세권형(역세권지역 규제완화 활용) ▲정비사업형(정비사업 중단지역 활용) ▲소규모 민간토지형(민간 유휴부지 활용) 등 4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서울시는 이를 입주자의 세대별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대중교통을 이용해 학교나 직장을 다니는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의 경우 역세권형 임대주택을, 육아 등 공동의 목적을 가진 세대에게는 소규모 민간토지형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그 시작으로 서울시는 은평뉴타운 기자촌 부지를 '서울리츠 1호' 사업지로 선정했다.

서울리츠 1호 사업은 은평뉴타운 내 SH공사 소유부지를 장기 임차해 토지비 부담을 낮춰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토지형이다. 10월 리츠 설립 후 내년 2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는 1호 사업에 이어 ▲영등포구 시유지(4684㎡, 약 450세대) ▲양천구 SH공사 장기 미매각 부지(1만233㎡, 약 392세대) ▲강남구 민간기업 부지(4972㎡, 약 374세대)에 2~4호 사업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서울리츠를 통한 임대주택을 지속 공급하기 위해서는 토지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공공부지와 민간 유휴부지를 관리하는 '토지뱅크' 설립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리츠는 2030세대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주거문화 혁신의 첫 걸음"이라며 "민간자금과 공공의 안정성이 결합한 임대주택 공급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시 연령별 전출 비율은 2030세대가 46.2%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출 이유는 높은 주거 부담율, 전셋값 상승, 낮은 주거 안정성 등 '주택문제'가 주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