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아오르던 부동산 시장이 최근들어 주춤해지는 양상이다. 이는 분양 물량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미분양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부동산업계에서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을 강하게 짓눌렀던 미분양 한파가 다시 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정도다.

실제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계속 감소하다가 지난 5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의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4068가구로 지난 5월(2만8142호)에 비해 5926가구가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기존 미분양주택은 3848가구 줄었지만, 신규 미분양주택은 9774가구나 늘었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주택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6월 들어 다시 증가했다. 6월 준공 후 미분양주택은 1만2578가구로 집계됐다. 전월(1만2502가구)대비 76가구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전월(1만4432가구) 대비 1662가구 늘어난 1만6094가구를 기록했다. 지방도 전월(1만3710가구) 대비 4264가구 증가한 1만7974가구를 나타냈다.

규모별로 85㎡ 초과는 전월(9009가구)대비 689가구 감소한 8320가구, 85㎡ 이하는 전월(1만9133가구)대비 6615가구 증가한 2만5748가구로 나타났다. 최근 건설업계가 중소형 아파트를 중점적으로 공급한 데 따른 결과로 지적된다.

미분양 증가 원인은 공급과잉 때문이다.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1에 달하는 등 분양시장이 달아오르자 건설사들은 앞다퉈 물량을 쏟아냈다.

뜨거운 분양 열기로 건설사들은 상반기에만 사상 최대 수준인 21만7796가구를 쏟아냈다. 지난해 상반기 분양물량(14만6953가구)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많이 증가하면서 미분양도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밀어내기 분양 등 공급이 집중되면서 미분양 주택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방 건설사들이 분양성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을 늘렸고 2분기(3~6월) 신규주택 분양물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분양 호황을 틈타 시공능력순위 100위권 미만 지방 건설사가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7~12월) 부동산시장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아 미분양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반기에는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으로 투기수요마저 시들해지면 시장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가격상승 피로감과 과잉공급으로 서울, 경기, 부산, 대구 등 상반기 호조세를 이끌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하반기 분위기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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