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은 천재였다기보다는 끈기있게 노력해서 자신의 목표를 이룬 사람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2등으로 합격한 이순신은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하사관 이상 중위 이하쯤의 계급에서 시작하여 훗날 해군 참모총장쯤 되는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었습니다. 그와 함께 무과 시험에 합격했던 이들 중, 그만큼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순신의 삶을 보면, 성공은 시험 성적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에 달려 있죠."(16쪽)

"'젊은 베르터의 고뇌'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 소설 속의 베르터는 결국 좌절합니다. (중략) 베르터처럼 극단적일 필요는 없겠지만 우리도 그처럼 현실에 대해서 늘 의문을 품을 필요가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개인의 의미가 너무나 왜소해지고 감정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사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베르터는 그 사회 속에서 참된 행복을 추구하려고 했던 사람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인생을 단순하게 실패했다고 규정할 수 없어요."(119쪽)

박찬국 서울대 철학과 교수, 김근배 숭실대 경영대학 교수 등 인문학자·철학교사 7명이 '소통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를 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은 동서양 고전의 핵심 원문을 발췌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십대의 눈높이에 맞춘 고전 이야기를 통해 삶의 원동력이 될 만한 철학이나 지혜를 전한다. 각 고전의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고 오늘날의 시대정신에 따라 새롭게 해석하는 법도 알려준다.

"여러분은 운명이라는 것을 그다지 믿지 않을 거예요. 그렇지만 우리의 삶에서 수많은 부분이 운명에 의해 결정됩니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운명적으로 타고난 재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략) 니체는 '아모르 파티'(amor fati)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 말은 운명을 사랑하라는 의미의 라틴어입니다. 운명에 굴복하고 체념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기 삶이 아무리 고통과 고난으로 점철되어 있어도 그 사람과 자신의 운명을 긍정하고 사랑하라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자기 삶과 운명을 긍정할수록 강력한 생명력과 정신력을 지니게 됩니다. 이러한 사람은 자신이 처한 운명을 한탄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긍정적으로 바꾼다는 것이죠."(377쪽)

"가끔씩 친구와 만나 수다를 떨고 집으로 돌아가면 외로워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어떤 때는 여러 사람 사이에 있을 때 혼자 남겨질까 봐 오히려 두렵고 비참해집니다. 또 어떤 때는 SNS친구가 늘어나는데도 마음의 허전함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이 같은 관계를 '윗 주머니 관계'라고 합니다. 내면 깊이 소통하는 관계가 아니라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 인간관계를 의미하지요. 마음의 빈 공간은 남이 아니라 내가 채워야 합니다. 아무리 혼자 있어도 자신에게 몰두하며 자기 내면의 가치를 발산하는 시간을 경험하고 나면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175~176쪽)

책에는 이순신의 '난중일기',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뇌',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등 총 7권의 엄선된 고전이 담겨 있다.

분야가 다른 각 강연을 통해 통찰하는 힘은 물론이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지 답을 발견하게 된다. 392쪽, 1만5800원, 꿈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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